
완치가 어려운 말기 환자와 그 가족들의 고통을 사랑으로 돌보는 호스피스. 만약 가까운 이가 비슷한 상황에 놓였다면, 또는 그들을 돌보는 입장이라면 우리는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한국CPE협회가 호스피스 현장의 영적돌봄 사례를 모아 「영적돌봄 사례연구집」을 펴냈다.
CPE(Clinical Pastoral Education·임상사목교육)는 1925년 6월 20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우스터주립병원에서 안톤 보이슨 목사가 신학생 4명과 함께 시작한 교육이다. 이후 100년 동안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종교인들이 참여하며 위기에 처한 이들을 위한 영적돌봄의 전문성을 발전시켜 왔다.
한국CPE협회(The Korean Association For Clinical Pastoral Education)는 CPE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호스피스 환자와 보호자들에 대한 돌봄의 중요성을 알리고, 국내 영적돌봄 확산에 기여한 호스피스 의료진과 봉사자들을 기억하고자 책을 발간했다.
책은 협회 소속 센터에서 교육받은 이들의 실제 사례 연구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총 6개 장에 걸쳐 죽음을 앞둔 환자와의 대화, 환자 가족과 사별 가족을 위한 돌봄, 호스피스를 준비하는 젊은 환자와의 만남, 병원 이동을 앞둔 환자의 불안 등을 다룬다. 각 장에는 구체적인 사례와 분석을 함께 실어 영적돌봄의 과정과 의미를 이해하도록 돕는다.
책에는 난소암 말기 환자 A씨와 한 돌봄가의 대화도 담겼다. 수개월의 여명(餘命)을 선고받은 A씨는 같은 병실 환자들의 병세를 살피며 자신의 남은 시간을 가늠하기도 한다. 이에 돌봄가는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사실에 슬퍼하는 환자의 마음에 공감하며 위로를 건넸다. 그러나 환자가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상실감을 거듭 드러냈음에도 돌봄가는 자신의 경험과 종교적 이야기를 꺼내며 환자의 깊은 마음을 충분히 살피지 못했다.
이러한 사례 분석은 죽음을 앞둔 환자를 위한 영적돌봄은 섣부른 위로나 해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자신의 고통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할 수 있도록 곁에서 경청하고 동행하는 것임을 일깨운다.
이처럼 책은 죽음을 앞둔 환자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 곁을 지키는 이들은 어떤 자세로 고통과 두려움을 마주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한다. 호스피스 종사자와 원목자뿐 아니라 의료인, 사회복지사, 상담사 등 위기에 놓인 이들을 돌보는 이들에게도 유용한 길잡이가 될 수 있다.
※도서 문의: 한국CPE협회 주관 전국 세미나(봄)/각 지역별 세미나(가을)
※홈페이지: www.kacp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