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 총살형 생중계 예고… 교회 "죽음, 구경거리 아냐"

(가톨릭평화신문)
2009년 미국 텍사스주 포트후드 기지에서 총기를 난사해 13명을 살해하고 32명을 다치게 한 전 육군 소령 니달 말릭 하산의 사진. OSV



“요즘 같은 시대에 누가 이런 방법을 쓰려 합니까? 죽음을 구경거리로 만드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습니다.”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미국 국방부의 총살형 생중계 계획을 강하게 비판했다.
 

미 국방부는 8일 2009년 텍사스주 포트후드 기지에서 총기를 난사해 13명을 살해하고 32명을 다치게 한 전 육군 소령 니달 말릭 하산에 대한 총살형을 12월 3일 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집행 장면을 대중에 생중계하겠다고 발표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이튿날 “교회는 사형제도에 전면적으로 반대한다”며 “사형제도는 인간의 존엄성과 양립할 수 없으며 범죄 억제 효과도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 가톨릭 주교회의 의장 폴 코클리 대주교(오클라호마시티대교구)도 같은 날 “공개처형은 우리나라의 도덕적 기반을 더욱 약화시킬 것”이라며 “하산의 행동은 결코 용납될 수 없지만, 이번 결정은 죽음의 문화를 조장하는 야만적인 행위로 재고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코클리 대주교는 사도 바오로의 권고 ‘악을 악으로 갚지 말라’(로마 12,17 참조)는 말씀을 상기시키면서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라 할지라도 공개처형은 국민의 양심에 오점을 남길 뿐”이라며 국민이 생명을 택하기를 당부했다.
 

레오 14세 교황도 10일 ‘제24회 세계 사형 폐지의 날’을 맞아 사형제도에 반대하는 교회 입장을 재천명했다. 교황은 공식 엑스(X) 계정에 “사형제는 인간의 불가침성과 존엄성에 대한 공격이기에 용납할 수 없다”며 “사형에 의존하지 않고도 공동선을 보호하고 정의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범죄자의 갱생 가능성을 완전히 박탈하지 않으면서도 시민 사회를 보호할 수 있는 효과적인 구금 제도가 개발됐다”고 강조하며 ‘#사형 반대’라는 해시태그를 덧붙였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