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교구장 조규만 주교가 5월 31일 충북 단양군 단성면 상·하방리 옛 단양성당 터 일원에서 열린 '단양 김범우 순교 성지 선포 미사'에서 기도하고 있다. 기쁜소식 제공
원주교구장 조규만 주교 등 단양 김범우 순교 성지 선포 미사 참석자들이 5월 31일 충북 단양군 단성면 상·하방리 옛 단양성당 터 일원에서 비석 제막식을 하고 있다. 기쁜소식 제공
원주교구가 충북 단양군 단성면 상·하방리 옛 단양성당 터 일원을 ‘단양 김범우 순교 성지’로 선포했다.
교구는 5월 31일 현지에서 사제단과 수도자·평신도 등 15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교구장 조규만 주교 주례로 미사를 거행하고, 단양 김범우 순교 성지 지정을 공식 선포했다. 조 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최근 증보판이 나온 샤를르 달레 신부의 「한국천주교회사」 등 다양한 저작물들을 포함해 교구가 진행해온 심포지엄과 각종 연구를 통해 하느님의 종 김범우가 단양에서 순교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 일체 대축일인 오늘 목숨을 다해 하느님을 사랑한 김범우 순교자를 기억할 수 있어 더욱 의미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양 순교 성지 선포가 교구민 모두가 모든 신앙 선조들을 본받아 굳건한 신앙으로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그리스도인이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면서 “그 모범이 바로 하느님의 종 김범우라는 것 역시 기억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원주교구가 김범우 순교 성지로 선포한 단양은 지금까지 하느님의 종 김범우(토마스, 1751~1786)가 귀양 온 곳이다. 앞서 교구는 단양 김범우 성지 선포를 알리는 공문에서 “김범우의 동생 김현우의 증언과 다블뤼 주교의 「조선주요순교자약전」은 김범우가 단양으로 귀양 왔고, 단양에서 순교했음을 전한 것은 물론 지난 2025년 5월 ‘을사추조적발사건 240주년 기념 심포지엄’을 통해 김범우 토마스가 단양으로 귀양 오고 단양에서 순교했음을 다시 확인했다”며 “교구 담당인 옛 단양성당 아래편에 있었던 단양 동헌과 형옥은 이처럼 하느님의 종 김범우 토마스를 비롯한 순교자들이 흘린 피와 땀과 신앙고백이 얼룩져 있는 곳이기에 단양 동헌과 형옥이 가까운 옛 단양성당 터를 교구 ‘단양 김범우 순교 성지’로 선포하기로 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원주교구장 조규만 주교 등 단양 김범우 순교 성지 선포 미사 참석자들이 5월 31일 충북 단양군 단성면 상·하방리 옛 단양성당 터 일원에서 비석 제막식을 마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전갑수씨 제공
한편 하느님의 종 김범우는 서울 출신 역관으로 이벽(요한 세례자)에게 교리를 배우고, 1784년 겨울 이승훈(베드로)에게 세례를 받았다. 그는 1785년 3월 한국 천주교회의 첫 박해인 을사추조적발사건에서 신앙 모임을 하던 중 형조에 압송됐고 모임이 열렸던 집의 주인이 김범우라는 이유로 홀로 투옥돼 옥고를 치렀으나 모진 고문 속에도 배교를 거부했다. 결국 도배형을 받아 귀양 보내졌고, 귀양지에서도 한결같이 큰 소리로 기도를 바치고 그의 말에 귀 기울이는 사람들을 가르쳤으나 형벌 후유증으로 1786년 선종했다.
앞서 한국 교회는 2013년 주교회의 춘계 정기총회에서 김범우 토마스를 포함해 한국 교회의 시작을 이끈 신앙 선조들인 ‘하느님의 종 이벽 요한 세례자와 동료 132위’의 시복 추진을 결정하고 현양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