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회칙 「고귀한 인류」 한국어로 읽는다
(가톨릭평화신문)
레오 14세 교황의 첫 회칙으로 인공지능(AI) 시대 인간 존엄의 가치를 다룬 「고귀한 인류」(Magnifica humanitas)가 한국어로 번역, 발간됐다.
「고귀한 인류」는 교회 역사상 AI를 본격적으로 다룬 첫 교황 회칙으로, 레오 14세 교황이 즉위 후 처음 반포했다. 교황은 산업혁명 시기 노동자의 권리를 밝힌 레오 13세 교황의 회칙 「새로운 사태」 반포 135주년이 된 지난 5월 15일 회칙에 서명했고, 5월 25일 바티칸 시노드홀에서 직접 발표했다. 회칙은 AI가 인간의 삶과 사회 전반을 바꾸는 시대에 기술 발전의 방향과 윤리적 한계를 인간 존엄과 공동선의 관점에서 성찰하도록 이끌며, 국제사회에도 중요한 윤리적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고귀한 인류」는 서문(1~16항)을 시작으로 본문 5개 장과 결론까지 총 245항에 걸쳐 기술 시대 교회의 소명과 실천 방향을 상세히 담았다. 제1장에서는 레오 13세 교황부터 오늘날까지 사회 교리의 발전을 돌아보며 신앙의 빛으로 역사를 읽는 방식을 제시한다. 제2장은 삼위일체 하느님의 모상인 인간의 존엄성과 인권을 사회 교리를 바탕으로 짚어보고 △공동선 △재화의 보편적 목적 △보조성 △연대성 △사회 정의의 원리에 따라 차례로 설명한다.
제3장은 ‘기술과 지배, 인공 지능의 약속 앞에서 인간의 위대함’을 주제로 기술 지배 패러다임과 디지털 권력을 비판한다. AI에 대한 책임성·투명성·관리의 필요성과 함께 트랜스휴머니즘, 포스트휴머니즘 담론에 맞서 인간의 한계와 마음, 위대함을 성찰했다. 제4장은 변화 속에서 인간적인 것을 지키기 위한 ‘진리, 노동, 자유’를 통해 학교의 핵심 역할과 디지털 전환기 노동의 존엄성, 실업 문제, 새로운 노예 제도의 사슬을 끊는 일을 함께 살폈다. 제5장은 전쟁의 일상화와 무기·AI 문제를 비판하는 한편, 대화와 외교, 다자주의를 통해 ‘사랑의 문명’을 건설할 것을 촉구한다. 결론에서는 복음 말씀을 토대로 새 희망을 기도한다.
교황은 회칙을 통해 “인공지능은 무장 해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회가 오랫동안 핵무기 폐기를 위해 노력해온 것처럼 AI도 군사적 악용이나 소수의 권력 독점, 인간 배제의 도구로 쓰이는 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교황은 “시스템을 설계하는 이들과 그 영향을 받는 이들, 부유한 국가와 가난한 국가가 함께할 때 특권층 소수가 아닌 온 인류 가족을 위한 미래를 만들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8000원. 문의 : 02-460-7582~3,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업무부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