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14세 교황이 5월 30일 바티칸 정원 내 루르드의 성모 동굴에서 평화를 위한 묵주 기도를 주례한 후 연설하고 있다. OSV
전 세계에 평화를 위한 묵주기도가 울려 퍼졌다. 성모 성월을 마무리하며 5월 30일 레오 14세 교황 주례로 세계의 성모 성지를 비롯한 모든 지역 교회에서 동시에 평화 회복을 바라며 묵주기도를 바친 것이다.
교황은 이날 바티칸 정원 내 루르드의 성모 동굴에서 묵주기도를 바치며 전 세계에 기도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우크라이나와 중동 지역을 비롯한 모든 대륙에서 다시 한 번 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평화를 위해 한목소리로 기도할 것을 요청한 것이다. 전 세계 신자들이 교황의 호소에 호응해 기도에 동참하면서 4월 11일 성 베드로 대성전에 열린 기도회에 이어 다시금 보편 교회가 한날 한시에 평화를 위한 기도를 바쳤다.
특히 이번 묵주기도에는 프랑스의 루르드 성모 성지와 포르투갈의 파티마 성모 성지는 물론, 전쟁으로 고통받는 우크라이나 자르바니치아 하느님의 어머니 성지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메주고리예 성모 성지, 레바논 비블로스 성 샤를벨 안나야 성지에서도 함께 기도를 바치며 전쟁 없는 세상이 찾아오길 기도했다.
이날 교황은 바티칸의 루르드 동굴에서 전쟁과 폭력으로 고통받는 지역에 사는 이들을 기억하며 묵주기도 환희의 신비 5단을 바쳤다. 교황은 기도 후 “성모님과 함께 묵주기도의 신비를 바라보는 것은 통회하는 마음으로 주님께 돌아오는 모든 이를 위해 성부께서 하신 말씀, 즉 평화의 가르침을 바라보도록 도와준다”고 말했다.
이어 “평화는 실험실에서 테스트하는 이론이나 철없는 환상,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평화는 진실한 마음으로 찾아야 하며, 매일의 실천이자 약속이다. 이는 정의와 사랑에서 나오며 가정과 인간·공동체, 국가를 하나로 묶어준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또 “주님의 평화를 지키는 것은 우리의 책임”이라며 “우리의 기도는 우리 사명이자 예언이 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제 도시에서 죄 없는 이들의 비명이 들려서도, 폭탄의 위협으로 집을 떠나야 하는 사람이 있어서도 안 될 것”이라며 “권력에 대한 탐욕과 ‘말의 폭력’을 멈추고, 정의와 진실에 자리를 내어주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교황은 “각자의 자리에서 평화를 지켜나가자”고도 제안했다. 교황은 “일상과 소셜미디어에서 모든 형태의 언어적·신체적 폭력을 삼가는 등 작지만 중요한 일에서부터 평화가 시작된다”며 “평화는 사람들이 화해의 말을 건네고, 온유함과 지혜로 세상을 바라볼 때 가능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