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내도 괜찮아!” 발달장애인 가족미사 열려

(가톨릭신문)

청소년들이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믿음을 키워 갈 수 있도록 기도하고 동반하는 청소년 주일을 맞아, 신앙생활에서 소외되기 쉬운 발달장애 청소년과 가족을 격려하고 환대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장애인신앙교육부는 5월 31일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청소년 담당 교구장 대리 이경상(바오로) 주교 주례로 ‘2026년 청소년 주일 발달장애인 가족미사’를 봉헌했다.


미사에는 서울대교구와 의정부교구 17개 본당 장애인 주일학교 학생들과 가족 등 700여 명이 참여했다. 장애로 인해 평소 성당에서 미사 참여가 어려웠던 장애인과 가족 30명도 초대돼 미사를 함께했다.


미사의 슬로건 ‘소리 내도 괜찮아! 여러분들의 아픔과 기쁨, 그 모두를 소리 내어 주세요’에는 미사 중 의도치 않은 소리나 행동 때문에 주위의 시선을 의식해야 했던 발달장애인과 가족들이 아픔과 기쁨을 숨기지 않고 있는 그대로 표현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 발달장애인의 특성을 낯선 행동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그들만의 기도이자 삶의 소리로 받아들이자는 초대이기도 했다.


발달장애인 가족에게 주일미사는 때로 더 많은 준비와 용기를 필요로 한다. 미사 중 돌봄이 필요한 상황이 생기거나, 가족의 소리와 움직임이 다른 신자들에게 불편을 주지는 않을지 염려하기 때문이다. 이런 부담은 장애 당사자뿐 아니라 가족 전체가 신앙 공동체 안으로 들어오는 일을 어렵게 만든다.


지적장애 1급 자녀 두 명을 둔 한승우(크리스티나·서울대교구 등촌1동본당) 씨는 “종종 ‘왜 이런 아이들을 성당에 데려오느냐’, ‘이런 아이들이 미사를 봐야 하느냐’는 말에 상처를 받은 적도 있었다”며 “한때는 아이들을 데리고 구석에 숨어 미사를 보고, 끝나자마자 조용히 성당을 나서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정의 달을 맞아 장애인과 가족들을 위한 미사 시간을 특별히 마련하고, 발달장애 인식 개선에 앞장서는 교회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경상 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서로의 다름을 하느님의 시선으로 바라보자고 당부했다. 이 주교는 “우리가 서로 다른 이유는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기 위한 것”이라며 “나와 너와 그의 존재 가치를 인정하는 하느님의 시선을 갖춰 나가자”고 말했다. 이어 “우선 나부터 (서로의 다름을) 참아 주자”고 당부했다.


이날 미사는 발달장애인과 가족들을 위로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발달장애인의 신앙 표현을 공동체가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지 돌아보게 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성당 안에서 들리는 낯선 소리와 움직임도 누군가에게는 기도이며, 함께 머무르기 위한 교회의 배려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웠다.


장애인신앙교육부 담당 김세영(파비아노) 신부는 “이 미사가 발달장애인 신자들에게는 더 자주, 더 편하게 주님께 다가갈 수 있도록 교회의 문턱을 낮추는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며 “비장애인 신자들의 편견을 깨고, 진정한 공동체성을 회복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박주현 기자 ogoy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