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후이시며 사랑이 넘친 어머니…”
묵주기도를 많이 바치시는 분들께는 너무나 익숙한 문구지요. 바로 묵주기도의 마지막에 바치는 ‘성모찬송’입니다. 또 10월이 되면 많은 본당에서 미사 전이나 후에 ‘성모찬송’을 바치곤 합니다. 「가톨릭 기도서」에 10월 묵주기도 성월의 성월 기도로 실려 있기 때문인데요. 문득 ‘성모찬송을 바치려면 묵주기도를 바쳐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궁금증이 생깁니다.
성모찬송은 묵주기도의 마침기도이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이전부터 성무일도, 곧 시간전례에서 바쳐 온 기도였습니다. 심지어 우리가 묵주기도 때 바치는 성모찬송 외에도 다양한 성모찬송이 있습니다.
묵주기도의 마침에 주로 바치는 성모찬송은 ‘살베 레지나(Salve Regina)’인데요. 이와 함께 ‘알마 레뎀토리스 마테르(Alma Redemptoris Mater)’, ‘아베 레지나 첼로룸(Ave Regina Caelorum)’, ‘레지나 첼리(Regina Caeli)’가 전통적인 성모찬송들입니다. 레지나 첼리는 우리가 부활삼종기도로 바치는 기도문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조금 이상합니다. 우리가 성모찬송을 바칠 때 “복되신 동정 마리아와 함께 묵주기도를 바치오니…”라고도 기도하기 때문입니다. 성무일도 중에 묵주기도를 바치는 건 아닐 텐데 말이죠.
사실 살베 레지나는 “모후이시며…(중략)…오 아름다우신 동정 마리아님”에 해당하는 기도입니다. 지금 우리가 묵주기도 마지막에 바치는 기도는 이 살베 레지나에 두 가지 기도가 추가된 것입니다.
먼저 “천주의 성모님…(중략)…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소서”는 옛 성무일도 중 성모찬송 후에 바치던 기도문입니다. 이어 “기도합시다. 하느님, 외아드님께서…”부터 마지막까지는 옛 미사경본에서 ‘묵주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축일’ 미사의 본기도로 사용되던 기도입니다.
묵주기도의 마침이 꼭 살베 레지나여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나라나 문화권에 따라 성모 호칭 기도나 다른 성모찬송을 바치는 곳들도 있습니다. 살베 레지나를 바치는 것은 묵주기도를 마치는 여러 전통 중 하나인 것이지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은 교서 「동정 마리아의 묵주기도」에서 “묵주기도를 드리며 성모님의 모성을 깊이 체험한 사람이 성모 찬송가(Salve Regina)나 성모 호칭 기도와 같은 뛰어난 기도문으로 동정 성모님을 찬미할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이 어찌 놀라운 일이겠느냐”며 “이것은 신자들이 그리스도의 신비와 성모님의 신비를 생생하게 체험하는 내적 순례의 마침”이라고 가르치십니다.(37항)
시작만큼 중요한 것이 마무리가 아닌가 합니다. 우리가 묵주기도를 바치는 동안 성모님께서는 힘찬 전구로 우리의 기도를 뒷받침해 주십니다. 이를 기억하며 성모찬송을 바친다면, 묵주기도의 마지막은 단순한 끝맺음이 아니라 성모님과 함께 걸어온 기도의 여정을 그리스도를 향한 찬미와 희망으로 맺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요.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