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생명 연결돼 있어”… 제2회 하늘땅물벗 전국대회

(가톨릭신문)

전국 곳곳에서 ‘녹색 순교’를 실천하며 생태적 회개에 앞장서 온 하늘땅물벗 회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참가자들은 서로의 활동을 나누고 하느님과 이웃, 모든 피조물이 서로 연결돼 있음을 되새기며 생태적 삶을 향한 연대를 다졌다.

하늘땅물벗 전국협의회는 10월 9일 인천교구청 보니파시오 대강당에서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찬미받으소서」 91항)를 주제로 제2회 하늘땅물벗 전국대회를 개최했다.

성직자와 수도자, 신자 500여 명이 참가한 이날 대회에서는 각 교구와 본당의 하늘땅물벗이 그동안 펼쳐 온 다양한 활동을 소개하며 서로의 경험을 공유했다. 환경한마당에는 30개 단위벗이 참여해 일상에서 실천해 온 생태 활동을 선보였다. 참가자들은 모든 피조물이 서로 연결돼 있다는 의미를 담아 실로 팔찌를 만들어 손목에 묶으며 대회의 의미를 되새겼다.

인천교구 영종본당 연합벗은 손수건과 채소로 만든 꽃다발을 전시하고, 사용이 끝난 「매일미사」를 재활용한 장식품을 선보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직접 필사한 노트와 버려지는 천을 재활용해 만든 성경책 표지도 전시했다. 서울대교구 구파발본당 어린이 하늘땅물벗 ‘탄소포집벗’은 직접 제작한 환경신문을 참가자들에게 나눠주고, 태양광 에너지에 관한 OX 퀴즈를 진행하며 어린이들의 눈높이에서 생태적 실천을 소개했다.

인천교구 간석4동본당 하늘땅물벗 ‘돌틈벗’ 김영임(소피아) 씨는 “그동안 사용한 매일미사 책은 버려 왔는데, 그것이 예쁜 장식품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 감명 깊었다”며 “이런 사례를 본당에 돌아가서도 알리고 직접 시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어린이들을 위한 별도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대회에 참가한 30여 명의 어린이는 해양 쓰레기와 기후 변화가 일으키는 문제를 알아보고, 자신들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놀이를 통해 배우고 체험했다.

서울대교구 명일동본당 하늘땅물벗 ‘푸른길벗’ 도움벗(협력회원) 최하늘(클라우디아)·배서윤(미카엘라) 양은 “평소 회원들과 명일역 근처에서 플로깅을 하면서 거리에 쓰레기가 많이 버려지고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며 “특히 오늘은 다른 본당에서 온 친구들과 보드게임을 하면서 지구온난화가 심해지는 원인을 쉽게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생태적 삶을 보다 근본적으로 성찰하는 시간도 이어졌다. 노틀담수녀회 조경자 수녀(마리 가르멜·노틀담생태영성의집 원장)는 ‘땅을 벗 삼아 살아가는 이야기’를 주제로 강의하며 미래 세대에게 모든 피조물이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이야기했다. 특히 생태적 문제를 개인이나 한 공동체만의 문제로 바라보지 말고 가족과 교회, 지역사회를 넘어 땅을 통해 모든 생명이 서로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교구장 정신철(요한 세례자) 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소소한 절약, 생태적인 삶의 선택, 피조물을 향한 기도와 연대가 과연 병든 지구를 구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무력해질 때도 있다”며 “하지만 하느님 나라의 의로움을 찾는다는 것은 하느님과 피조물 사이의 아름다운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며, 우리 모두를 생태적 회개로 초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행동 하나하나가 커다란 파장을 일으켜 우리 주변에서 한국으로, 나아가 전 세계로 퍼져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대회를 마무리하며 「찬미받으소서」 246항의 내용을 담은 선서를 갱신했다.

하늘땅물벗은 현재 여러 교구와 본당에서 활동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서울대교구에서는 20개 본당에서 23개 하늘땅물벗 모임이 활동하고 있으며, 인천교구에서는 34개 본당에 81개 모임이 있다. 제주교구에서는 17개 본당에서 17개 모임이 활동하고 있다. 이 밖에도 의정부교구와 대전교구에서 각각 1개 벗, 수원교구에서 4개 벗이 서울대교구 하늘땅물벗과 함께 교구벗으로 활동하며 생태적 실천과 연대를 이어 가고 있다.

하늘땅물벗 전국협의회 최선호(이보) 회장은 “현재 하늘땅물벗이 평신도 사도직 단체로 인준돼 활동하는 곳은 3개 교구뿐인데, 다음 대회에서는 더 많은 교구로 확산돼 많은 벗이 함께했으면 좋겠다”며 “교구나 본당 차원에서 창조질서 보전과 생태 보호를 위해 활동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늘땅물벗을 통해 다른 지역에서 일어나는 환경 문제에도 관심을 갖고 서로 연대하며 함께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제3회 하늘땅물벗 전국대회는 2027년 제주교구에서 열린다.


변경미 기자 bgm@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