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훈의 사진상회] 팥 한 되에 담긴 넉넉한 마음

(가톨릭신문)

손때 묻은 됫박에 붉은 팥이 소복하다. 
곡식을 잴 때 쓰는 ‘한 되’의 분량이라지만, 
이 안에는 단순한 무게를 넘어선 넉넉한 풍요가 담겨 있다. 
예로부터 나쁜 기운을 막고 몸을 든든히 지켜주던 고마운 곡식이다. 

됫박 위로 넘칠 듯 수북하게 쌓인 붉은 알맹이들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누군가의 건강을 챙기려는 따스한 마음이 전해져 가슴까지 배부르다. 

소박하지만 넘치는 정, 
팥 한 되가 뿜어내는 사랑스러운 온기가 팍팍한 삶을 포근하게 채워 준다.

글·사진 _ 양종훈 다큐멘터리 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