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모인 자원봉사단원들과 사제단이 9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된 세계 자원봉사자들의 희년 기념 미사에서 함께 기도하고 있다. OSV
9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봉헌된 세계 자원봉사자들의 희년 미사 전경. OSV
각국에서 이웃을 위해 활동하는 봉사자들의 형광 재킷이 바티칸에서 장관을 이뤘다. 전 세계 비정부기구(NGO)·자원봉사 단체 회원들이 8~9일 희년 맞이 바티칸 순례를 하며, 봉사의 가치를 되짚고 자긍심을 다졌다. 교황청이 마련한 올해 다섯 번째 희년 행사 ‘세계 자원봉사자들의 희년’이다.
유럽을 비롯해 북·남미, 오세아니아, 아시아 등 5개 대륙에서 모인 2만 5000여 명의 자원봉사자는 9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교황청 온전한인간발전촉진부 장관 마이클 체르니 추기경 주례로 봉헌한 미사에 참석했다. 이날 자원봉사자들은 자신들을 상징하는 형광 재킷과 장비를 착용한 채 미사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이 입은 빨간색·주황색·노란색·초록색·파란색 의상은 미사를 공동집전하는 사제들의 흰색·보라색 제의와 어우러지며 광장을 다채로운 빛깔로 수놓았다.
이날 미사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주례할 예정이었지만, 장기간 입원으로 체르니 추기경이 대신 주례했다. 교황은 체르니 추기경이 대독한 서면 메시지를 통해 한결같이 이웃을 섬기며 예수님의 모범을 따르는 봉사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교황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돕는 이들의 관대함과 헌신은 우리 사회 전체에 희망을 준다”며 “가난과 외로움의 사막 속에서 여러분의 봉사는 새로운 인류애를 꽃피우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어 광야에서 예수님을 유혹한 악마에 관한 복음을 언급하며 “유혹 앞에서 우리는 때때로 넘어지지만, 우리가 넘어질 때마다 하느님께서 무한한 사랑과 용서로 우리를 일으켜 세우시기에 우리의 패배는 일시적일 뿐 결정적인 것이 아니다”며 “우리가 사막을 걷고 있을지라도 예수님과 함께한다고 믿는다면 예수님께서는 우리 앞에 해방과 구원을 향한 새로운 길을 열어주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사 전날인 8일 로마를 찾은 봉사자들은 오전부터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 성년 문 순례에 나서며 화해와 용서의 희년 여정에 동참했다. 8일 오후부터는 교황청이 로마 전역 광장에 마련한 문화와 예술·영적 만남의 자리인 ‘도시와의 대화’ 행사에 참여해 각자의 봉사 경험을 나누고 서로 경청하는 시간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