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생명의 신비상, 생명 문화 퍼뜨리는 신선한 바람
(가톨릭평화신문)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가 제19회 생명의 신비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특히 올해는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앞두고 국내외 젊은 연구자와 활동가를 적극적으로 선발했다. 여기엔 생명 존중 정신을 실천하는 젊은 세대를 발굴하고, 이 가치를 다음 세대에 뿌리내리겠다는 교회의 확고한 의지가 드러난다.
오늘날 생명 존중에 대한 의식은 생명의 소중함보다는 효율성과 안락, 자본주의 논리로 재편되고 있다. ‘손해 보지 않고, 아프지 않고, 피할 수 있는 고통은 피한다’는 사고방식이 인간의 삶까지 재단하면서, 생명의 시작과 끝마저 시장 논리에 의해 소외당하고 있다. 태아의 생명은 여성의 자유와 권리라는 이름 아래 힘을 잃어가고 있으며 안락사는 삶의 고통을 없애는 ‘아름다운 마무리’로 미화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시대에 생명의 신비상 수상자들이 보여준 삶은 생명 존중이 단순한 이념이 아님을 보여준다. 활동분야 본상 ‘프로라이프 유럽’은 유럽 전역의 대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태아 생명 보호를 비롯한 다양한 생명운동을 자발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들의 꾸준한 교육과 캠페인은 생명문화를 지키려는 젊은 세대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생명과학 분야 수상자인 허준렬·장진아 교수는 각각 자폐 치료와 재생의학이라는 영역을 새롭게 개척해 고통받는 생명을 위한 과학 기술을 활용했다. 인문사회과학 분야 장려상 수상자인 서효인 대표는 시와 문학을 통해 생명 존엄의 가치를 힘있게 전달해왔다.
생명은 지식과 연구만으로 지켜지지 않는다. 책임 있는 구체적인 행동과 생명을 존중하는 문화가 다음 세대에 자연스럽게 이어져야 한다. 생명의 신비상 수상자인 젊은 세대가 사회에 생명 문화를 퍼뜨리는 신선한 바람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