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하느님의 모상’
(가톨릭평화신문)
초월, 흔적을 통해 바라보다 / 정승익 신부 / 인천가톨릭대학교 출판부
아우구스티누스 삼위일체론 통해 하느님 탐구 여정 보여줘
성경에서는 인간을 ‘하느님의 모상(Imago Dei)’으로 정의한다. 이 표현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내면에 하느님의 모습을 담고 있기에 하나의 인격체로서 온전히 존중받아야 한다’는 의미로 쓰이곤 한다. 이를 삼위일체론으로 해석한 책이 「초월, 흔적을 통해 바라보다」이다. 인천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부학 교수를 역임한 정승익(인천교구 중2동본당 주임) 신부가 집필했다.
신학은 인간이 도달할 수 없는 ‘초월’에 대해 논리적으로 상상하는 학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유한한 인간이 어떻게 무한한 하느님을 인식할 수 있을까. 저자는 ‘하느님의 모상’이라는 표현이 하느님을 향한 인간의 가능성과 한계를 보여줌으로써 창조주와 피조물이라는 ‘관계’를 명확히 제시한다고 설명한다. 또 작품을 통해 작가의 생각을 알 수 있듯이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흔적’으로서 하느님 모상은 초월의 하느님을 알게 하기에, 신학은 인간에 관한 학문을 중심으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여러 교부, 특히 아우구스티누스의 삼위일체론을 통해 하느님 탐구의 여정을 보여준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초월의 하느님을 이해하는 방식으로 피조물 안에 새겨진 작가인 창조주 삼위일체 하느님의 흔적을 분석하는 신학적 여정을 걸었다. 여기에 초월적 계시 사건인 하느님의 인간되심을 통해 얻은 성경의 가르침을 나침반 삼아 자신의 신학을 발전시켰다. 그래서 그의 신학은 ‘아래로부터의 위로’라는 신학 명제를 충족시킨다. 세상 안에 가득한 삼위일체 하느님의 흔적을 통해 세상 너머 저 초월의 삼위일체 하느님을 바라보려 했던 성인의 통찰은 그 방법론에서도 치밀하기 그지없다.”(97쪽)
“‘생각하는 나’는 자신을 스스로 대상화하여 바라본다. 이러한 자기 이탈은 생각의 활동을 발생시킨 자신의 존재 말고 또 다른 자신을 발견한다. ‘대상으로서 바라보게 된 자아’는 분명 ‘생각하는 나’의 존재와 같은 존재자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다른 ‘또 다른 나’이기도 하다. (중략) 마치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바라보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내가 나를 안다’라고 말할 때는 이미 두 가지 요소가 적어도 전제된 것이다. ‘생각하는 나’와 ‘그 대상이 되는 나’.”(142쪽)
책은 마지막으로 ‘총체적 그리스도’ 사상에서 구원이란 하느님과의 관계성을 완성하는 것이며, 이때 모든 사람은 완전한 인간이면서 동시에 ‘신적’인 존재로서 하느님의 영원에 참여하게 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로마 아우구스티니아눔 교부학대학원에서 아우구스티누스의 삼위일체론을 연구했다.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