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눈] 개인택시 면허 1억
(가톨릭평화신문)
흔히 택시 운전은 50대 이상 중장년층의 ‘최후의 생계 수단’이라 불립니다. 특별한 경력 필요 없이 바로 시작할 수 있고 무엇보다 나이 제한이 없기 때문입니다. 편의점이나 치킨집처럼 프랜차이즈 창업 비용과 비교하면 저렴한 비용으로 일을 시작할 수 있는 것도 택시 운전의 장점으로 꼽힙니다. 또한, 몸이 아프면 쉬어가며 일할 수 있는 것도 택시 운전을 고령자들이 선호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 택시 운전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택시 운전 자격시험 응시자 수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5만 2천 명을 넘는 인원이 시험에 몰렸습니다. 역대 최다 응시 인원입니다. 2023년도와 비교하면 50% 이상 증가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를 원인으로 꼽습니다. 내수 부진 등으로 폐업한 자영업자들과 구조조정 등으로 일자리를 잃은 이들이 급하게 생계 수단을 찾아 택시 운전으로 몰렸다는 겁니다. 또한, 물가 상승으로 소비자들이 배달 음식을 줄이는 등 지갑을 닫자, 배달 운송 노동자들이 택시 운전으로 자리를 옮긴 것도 주요 이유로 파악합니다.
하지만 면허를 취득했다고 바로 택시 운전을 할 수는 없습니다. 각 지자체에서 운행 택시 대수를 제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택시 운전을 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운전자에게 택시 면허를 사야 하는데, 택시 운전을 하겠다는 이들이 늘어나자 개인택시 면허 가격도 치솟고 있습니다. 서울개인택시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택시 면허 가격이 1억 원을 돌파하더니 올해는 1억 1천만 원을 넘었습니다. 이 역시 역대 최고치입니다. 택시 면허 가격이 치솟고 있지만, 택시 운전을 하겠다는 이들은 계속 몰리고 있습니다. 모두 경제 불황의 그늘진 모습입니다.
경제 불황은 통계상으로도 확인됩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0.2%를 기록했습니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0%대로 전망합니다. 사실상 한국 경제가 멈추었습니다. 그러자 한국은행은 지난달 29일 기준금리를 인하했습니다. 시장에서는 경기부양을 위해 더 내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새로 들어선 정부도 경제 살리기를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습니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는 “지금은 제2의 IMF와 같은 위기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성장이 있어야 분배가 있다”며 ‘전 국민 25만 원 재난지원금’을 포함한 20조 원으로 예상되는 추경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지난 정부가 재정 건전성에 집착하며 복지 비용 등을 줄인 것과 다르게 확대하는 재정은 우리 공동체 약자들을 위해 집행되어야 합니다. 또한, 시장에 풀어진 돈이 아파트 등 자산 가격 거품의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게 관계 당국의 감독이 필요합니다. 경제 성장뿐만 아니라 경제 불평등 완화와 소득분배 문제에도 더 신경 쓰길 바랍니다. 우리 사회 약자들을 위한 경제 회복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사회적 약자를 품는 ‘모두의 경제, 모두의 대통령’이 되길 기도합니다.
오늘 [사제의 눈] 제목은 <개인택시 면허 1억>입니다. 성장만이 아닌 사회적 약자까지 품는 모두의 경제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평화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