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알 하나] 교정사목 - 출소자를 위한 동행

(가톨릭신문)

교정사목자로서 가장 안타까운 경우가 출소 후 다시 교도소로 들어오는 분들의 소식을 접할 때입니다. 놀랍게도 그 소식은 종종 수용자들이 먼저 전해줍니다. 저를 피해 다니며 모른 척하는 분들도 있지만, “신부님, 죄송합니다”라며 스스로 자책하는 형제를 만날 때면 출소 후의 삶에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게 됩니다.


사실 수원교구 교정사목은 오래전부터 출소자 사목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밝음터’라는 출소자 단기 쉼터를 운영하며, 단계적 지원과 돌봄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대개 교도소에 있을 때부터 관찰과 준비가 시작됩니다. 장기수, 보호자의 부재, 취약성이 보이는 이들을 우선 살피고, 가족관계와 주거 형태 그리고 구직 여건을 미리 점검합니다.


출소 시간에 맞춰 모시러 가는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제 휴대전화로 연락이 옵니다. 이미 알고 지낸 분들도 있고, 교도관이나 동료 수용자의 소개로 연결되기도 합니다. 이어 대면 면담을 통해, 정해진 절차에 따라 단계적 지원을 실행하며 자립을 유도합니다.


임금체불과 관련된 문제로 20살에 수감된, 보호자 없는 어린 청년이 기억납니다. 기다려 주는 이도, 연락할 곳도 없었습니다. 갈아입을 옷 하나 없이 세상에 홀로 내던져진 현실은 아픔입니다. 필요한 것을 하나하나 준비해 드리며 제 안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숙연함이 밀려왔습니다. 하지만 그 청년은 의연했습니다. 참 다행입니다. 세상을 향한 원망도, 자기 연민에도 빠지지 않았던 청년의 모습은 제게 희망의 선물입니다.


반면, 초면에 물건을 던지고 협박까지 한 형제님도 있었습니다. 두려움과 긴장감 속에 흔들렸지만, 여기 오기까지의 상처와 결핍을 생각하며 인내로 만남을 지속했습니다. 거칠게 시작된 인연이었지만, 결국 누구보다 성실히 따라주었고 지금은 자립해 살고 있습니다.


교정사목이란 때로는 불편과 두려움 너머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알아가는 중입니다. 물론 옳지 못한 의도를 가지고 접근하는 분들도 있고 실패 사례도 많습니다. 그래서 사목자에게 필요한 것은 연민과 분별 사이에서 오는 균형과 지속성입니다.


재범의 위험은 개인 의지의 부족만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주거 공백, 취업 장벽, 낙인과 고립, 취약한 유대가 얽혀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이가 3년 내 다시 범죄의 위험에 노출됩니다. 그 이유는 “범죄로 살고 싶어서”가 아니라 “다른 길을 찾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누범자가 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삶의 증인이 될 것인가?” 그 답은 개인에게만 있지 않기에, 교회는 지금도 그분들의 삶을 진심으로 응원하며 함께 하고 있습니다.


“서로 남의 짐을 져 주십시오. 그러면 그리스도의 율법을 완수하게 될 것입니다.”(갈라 6,2)



글 _ 유정수 루카 신부(수원교구 교정사목위원회 부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