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를 사는 청년과 청소년들이 성 김대건(안드레아) 신부의 신앙과 삶을 기억할 수 있는 신앙 거점이 새롭게 태어난다.
은이·골배마실성지(전담 박경훈 요셉 신부)는 2027년 성 김대건 신부 은이·골배마실 정주(定住) 200주년을 앞두고 9월 11일 은이성지 김가항성당에서 현양 개막미사를 봉헌했다.
미사는 교구 총대리 문희종(요한 세례자) 주교가 주례하고 제1대리구 사무처장 이강건(빈첸시오) 신부, 제2대리구 사무처장 배명섭(안드레아) 신부, 제1대리구 복음화2국장 이건욱(클레멘스) 신부, 성지 전담 박경훈 신부를 비롯한 교구 사제단이 공동 집전했다.
문희종 주교는 강론에서 “김대건 신부님은 골배마실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면서 1.4km 가량 걸어 은이마을에 있는 공소를 방문해 신앙생활을 하고 세례를 받았다”며 “특히 골배마실은 김대건 신부님이 사제 성소를 받은 곳이라는 점에서 ‘성소의 성지’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 세계청년대회가 열리고 김대건 신부님이 은이·골배마실에 정착한 지 200주년이 되는 2027년에 청소년과 청년들이 성소의 꿈을 안고 방문하는 성지로 거듭나고자 오늘 현양 개막미사를 거행한다”며 "용인시와 함께 성지를 아름답게 정비해, 세계 청년들이 성소의 소중함을 체험하고 이곳을 거점으로 지역까지 돌아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용인시 또한 지역의 역사와 깊은 인연이 있는 은이·골배마실성지 개발에 적극 동참한다. 이날 미사에는 이상일(요셉) 용인시장을 비롯해 용인시의회 김희영(루치아)·이상욱(루도비코)·이윤미(안나)·안지현(안나) 의원도 참례했다.
기념식에서 이상일 시장은 “은이·골배마실은 김대건 신부님께서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신 뜻이 살아 있는 역사적 장소”라며 “세계청년대회를 앞둔 지금, 김대건 신부님의 숭고한 뜻을 깊이 새기고 실천하는 시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성지 인근을 ‘청년김대건길’이라는 이름의 명예도로로 지정하는 일에 적극 동참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청년대회 때 용인을 찾는 세계 청년들이 기쁘게 머물다 갈 수 있도록 수원교구와 협력해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미사 후에는 성지 인근 2.9km 구간을 ‘청년김대건길’로 명명하는 기념식과 함께 명예도로명판 제막식도 열렸다.
김대건 신부와 가족은 박해를 피해 1827년경 고향 충청도 솔뫼를 떠나 은이 윗마을인 골배마실로 이주했다. 당시 일곱 살이던 김대건은 유년기 대부분을 이곳에서 보냈다.
이후 최초의 서양인 선교사 모방 신부(Maubant, 베드로)는 교우촌을 순방하던 중 은이공소에서 김대건을 만났고, 1836년 김대건에게 세례성사와 첫영성체를 주고 신학생 후보로 뽑았다. 이후 김대건 신부는 1845년 중국 상하이에서 사제품을 받고 조선으로 돌아와 1845년까지 한양에서 사목한 후 1846년 부활 때까지 은이공소를 중심으로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