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노달리타스로 하나 된 서울대교구 사제단
(가톨릭평화신문)
서울대교구 사제단이 9일 주교좌 명동대성당 일대에서 한자리에 모여 시노달리타스를 통한 일치와 친교를 이루고, 미래 전망을 나눴다.
정 대주교가 이날을 기념해 제안한 이번 만남은 1000명에 이르는 교구 사제단이 ‘교구 사제단 만남의 날’을 통해 이처럼 함께하는 가운데 형제애를 나누며 시노달리타스를 구현해가고자 하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이를 계기로 교구는 앞으로 매년 4회(분기별) 사제 전체 모임을 열 계획이다. 기존에 모임이 있던 성 목요일 성유 축성 미사(1분기)와 사제 성화의 날(2분기)·사목 교서 설명회(4분기)에 올해부터 교구 설립일(3분기)을 더한 것이다. 이날 모임에는 교구 사제 500여 명이 참여했다.
모임이 열린 9월 9일은 그레고리오 16세 교황이 1831년 조선을 북경교구에서 분리해 독립된 대목구로 설정한 날이자, 교황이 갑사 명의 주교인 브뤼기에르 주교를 초대 조선대목구장으로 임명한 날이기도 하다.
정 대주교는 사제단에게 “우리 교구 사제 전체가 어떻게 하면 형제애를 더 잘 느끼고, 사제로서 정체성을 가꿔갈 수 있을지가 우리가 당면한 과제”라며 “오늘 자리가 서로 더 잘 이해하고 친교를 나누는 좋은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사제단은 이날 조별 모임을 하며 시노드 교회를 위한 ‘성령 안에서의 대화’를 나눴다. 정 대주교와 총대리 구요비 주교도 각자 모임에서 사제들과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대화 주제는 ‘관계와 소통’이었다. 그 대상은 나 자신은 물론 다른 사제나 수도자·공동체 등 다양하다. 사제들은 신앙 안에서의 경험과 성찰을 공유하고 경청했다.
한국교회사연구소 소장 조한건 신부는 서울대교구의 역사를 강의했다. 조 신부는 특히 초대 조선대목구장 브뤼기에르 주교의 활약을 소개했다. 파리외방전교회가 다섯 가지 이유를 대며 교황청의 조선 선교 제안을 거절했을 때, 브뤼기에르 주교는 일일이 반박하며 자신이 조선 선교사로 가겠다고 자원했다. 이 일로 파리외방전교회 지도부에게 오해를 받은 브뤼기에르 주교는 제명을 당하는 등 어려움을 겪지만, 마침내 그 진심이 통해 전교회는 조선대목구 관할을 결정했다. 조 신부는 우리 교회사를 전하며 교구 설정의 의미를 더했다.
정 대주교는 이어진 명동대성당에서 미사를 주례하며 강론에서 스페인 출신 프라도 사제회 소속 안토니오 브라보 신부가 쓴 「성찬과 사제직」 내용 일부를 낭독했다. 정 대주교는 “하느님 백성이 주님께 집중하고 사제인 우리 자신이 작아지면 그만큼 자신의 삶을 실현하는 것”이라며 “사제의 행복은 백성 위에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의 원천으로 백성을 교육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