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월 제주교구 ''정난주길’ 등을 함께 순례했던 의정부교구와 제주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이하 평협) 임원들이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의정부교구 양주 황사영순교순례지를 비롯한 성지를 방문하며 ‘황사영-정난주 순례 여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순례 여정은 멀리 떨어져 있는 황사영(알렉시오)·정난주(마리아) 부부의 성지를 잇는 취지로 의정부교구가 기획한 프로그램이다. 순례를 위해 제주교구 평협 임원 10명과 제주교구 선교사목위원장 김태정(베드로) 신부 등이 의정부교구를 방문했다. 행사에는 순교자 황사영의 후손 황흥규(타대오) 씨 부부도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이남준(요한) 제주교구 평협회장은 이번 순례를 위해 정난주 묘역에서 담아온 흙을 언급하며 “200년 만에 남편 곁으로 향하는 (정난주 마리아의) 걸음이 남다를 것 같다”며 “부부의 모습이 인간의 눈으로는 가슴 아픈 일이지만 하느님의 시간 안에서 이 고통을 해석하고 받아들임으로써 그분의 섭리와 성령의 임하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순례 여정 첫날 순례는 묘소 참배와 한국교회사연구소장 조한건(프란치스코) 신부의 ‘황사영 알렉시오의 영성과 가정성화’ 주제 세미나, 의정부교구장 손희송(베네딕토) 주교 주례 미사 등으로 진행됐다. 손 주교는 미사에서 “크고 작은 죄 중에 사는 우리 모두 순교자들의 영성을 본받아 복음적인 삶을 지향하며 우리의 생각대로가 아닌 은총의 힘으로 살아가자”고 당부했다.
둘째 날인 19일 순례자들은 경기 남양주 마재 성가정 성지와 실학박물관, 다산 정약용 생가와 묘지 등을 방문했다. 20일에는 양주순교성지 성당 봉헌식에 참석하며 순례 여정을 마무리했다.
고진철(라우렌시오) 의정부교구 평협회장은 “제주교구와 의정부교구에서 열린 두 차례 행사는 부부의 성지를 잇는 순례이자 ‘가정성화’를 지향하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참여한 뜻깊은 여정이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