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자, 청년 모두 ‘오세요(OSEYO)!’”
수도자와 청년이 함께 뛰어놀고, 별을 바라보고 기도하며, 신앙과 삶을 나눈 특별한 만남이 마련됐다.
한국교회 남녀 수도자들은 9월 20일부터 21일까지 천안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에서 청년들과 함께하는 ‘오세요’(OSEYO, Open Space Every YOuth)를 개최했다. 축성생활의 해를 맞아 ‘길에서 묻고 길에서 듣다’를 주제로 열린 행사에는 청년과 수도자 2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고민과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어떻게 다가가고 위로할 수 있을지 고민한 결과물이었다. 축성생활의 해 청년위원회 위원장 정봉미(마리 유스티나) 수녀는 “청년들 곁에 늘 우리 ‘축성생활자’들이 항상 함께한다는 것을 청년들이 깨닫고 안심하도록 해주는 것이 ‘오세요’ 프로그램의 가장 큰 목표”라고 설명했다.
행사 첫날은 ‘만남의 기쁨&수도자 빌리지’ 프로그램으로 시작됐다. 참가자들은 아파트 게임, N인N답, 소리 퀴즈 등으로 분위기를 띄운 뒤 다양한 체험 부스에서 게임을 즐기며 주일학교 시절로 돌아간 듯 열정적으로 어울렸다.
저녁에는 소프라노 임선혜(아녜스) 씨 진행으로 토크콘서트 ‘청수예찬’(청년·수도자·예수님·찬양)이 열렸다. 기타를 들고 무대에 선 수도자들은 자신의 신앙과 성소 여정에 대해 솔직하고 담백하게 전하며 청년들을 위로하고 격려했다. 이어 성시간과 고해성사, 별을 바라보며 조별로 성경 말씀을 나누는 ‘별이 빛나는 밤에’도 이어졌다.
둘째 날 ‘함께 걷는 엠마오’ 프로그램에서는 수도자와 청년이 일대일로 산책하며 서로의 이야기를 나눴다. 일방적인 조언이 아니라 같은 눈높이에서 속마음을 나누는 시간으로, 참가자들이 꼽은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였다.
행사를 기획한 수도자들은 이번 행사가 단순히 ‘교육자’로서의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청년들과 삶과 신앙의 길을 함께 걸어가려는 ‘동행’의 의미를 담았다는 점에서 뜻깊다고 전했다.
청년위원회 김은숙(블란다) 수녀는 “행사 준비에 앞서 설문조사를 통해 청년들이 교회에 무엇을 바라는지 조사한 결과, 예상외로 영적 목마름이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청년들에게 무언가를 전달하고 해 줘야 한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우리가 그저 함께 그들과 머물러 있어 주자는 데 의견이 모여 행사의 방향성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행사 참가자 정지훈(라우렌시오) 씨는 “괜찮은 척, 강한 척 살아오며 진짜 ‘나’를 잊고 살았는데 1박2일간 수녀님들과 함께하며 정말 큰 위로를 받았다”며 “수도자, 청년들과 함께하며 하느님의 따뜻한 음성을 느꼈고 용기를 얻어간다”고 말했다.
한편, 축성생활의 해 행사위원회(위원장 김상욱 요셉 신부)는 9월 20일부터 21일까지 지구의 고통과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도보여정 5차 ‘평화순례’를 진행하며, 지난 4월 시작한 순례 여정을 마무리했다. 참가자들은 강원도 철원 평화의 씨앗들 국경선 평화학교에서 출발해 DMZ생태평화공원, 소이산 정상, 백마고지 전적지, 정연리 금강산 철길마을 등을 순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