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지치지 않고 생태사도의 길 걷겠습니다”
(가톨릭평화신문)
일상에서 피조물 보호와 창조질서 보전을 위해 힘쓰는 인천교구 신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생태 사도’로서 각오를 다졌다. 20일 교구청 보니파시오 대강당에서 열린 평신도 생태 사도직단체 ‘하늘땅물벗’ 제1회 인천교구 대회에서다. 이 자리에는 교구 하늘땅물벗 31개 단위 벗(기본 조직) 회원 300여 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활동사항을 공유하고, 입회 때 했던 생태적 삶을 살겠다는 선서를 갱신했다.
벗은 본당·학교·직장 등 각종 단체에 소속된 신자로 구성된다. 이날 교구 18개 벗은 ‘친환경 한마당’에 참가, 수세미 등 손수 제작한 친환경 물품을 판매하고 에너지 절약방법 등 정보를 공유했다. 논현동본당 반딧불벗은 폐커피가루로 만든 탈취제를, 마산동본당 나무늘벗은 훼손된 성경 표지를 수선하는 활동을 소개했다.
단일 본당으로 가장 많은 6개 벗이 참가한 영종본당은 프란치스코 교황 회칙 「찬미받으소서」 필사 공책과 미디어 교육 내용 등을 선보였다. 친환경 한마당에 참가한 벗은 모두 교구로부터 상과 함께 상금 10만 원을 받았다. 가톨릭환경연대와 교구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등도 동참해 홍보 책자를 나누고 농산물을 판매했다.
하늘땅물벗 회원들은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걸어서 교구 대회에 참여했다. 점심 식사도 집에서 싸왔다.
교구 사회사목국장 오병수 신부는 피조물 보호를 위한 미사 강론에서 “천천히, 대신 지치지 말고 꾸준히 생태사도의 길을 걸어가자”며 “주님께서 모자란 나머지를 완성해주시리란 희망과 믿음을 간직하자”고 당부했다.
생태 환경 전문가인 주교회의 사무국장 송영민(대구대교구) 신부 강의도 이어졌다. 송 신부는 올해 회칙 「찬미받으소서」 반포 10주년을 맞아 “당장 아무것도 바뀌지 않아 우리 노력이 소용없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보이지 않는 어디에선가 변화는 분명 일어나고 있다”면서 “한 명의 완전한 채식주의자보다는 100명의 어설픈 채식주의자가 낫다”며 최선보다 정성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고, 여럿이 함께 가다 보면 길이 열릴 것이라고 격려했다.
현재 하늘땅물벗이 정식 단체로 인준된 교구는 서울·인천·제주교구 등 3곳이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