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명일동본당 파란마음 주일학교의 발달장애인 학생·부모·교사가 21일 30주년 감사 미사에서 ‘사랑합니다 나의 예수님’ 성가를 수어와 함께 선보이고 있다.
“사랑합니다~ 나의 예수님. 사랑합니다~ 아주 많이요~♬”
발달장애인이 부르는 하느님을 향한 찬미 노래가 서울대교구 명일동성당(주임 조정환 신부)에 울려 퍼졌다. 본당 ‘파란마음 주일학교’는 21일 개교 30주년을 맞아 교구장 정순택 대주교 주례로 감사미사를 봉헌했다. 이 자리에서 발달장애인 학생·부모·교사는 ‘사랑합니다 나의 예수님’ 성가를 수어와 함께 선보였다. 서툴지만 마음을 다해 부르는 모습에 본당 신자들은 눈물을 훔치며 우레와 같은 박수를 쏟아냈다.
파란마음은 1994년 4월 교구 최초로 본당에 문을 연 장애인 주일학교다. 학생 15명으로 시작해 지금은 33명이 함께하고 있다. 30년 동안 발달장애인과 부모의 ‘행복한 울타리’가 돼주고 있다. 파란마음은 9지구 내 본당 신자도 받아들이고 있다.
서울대교구 명일동본당 신자들이 21일 파란마음 주일학교 30주년 감사 미사에서 발달장애인 학생·부모·교사가 ‘사랑합니다 나의 예수님’ 성가를 수어와 함께 선보이자 박수치며 환호하고 있다.
정 대주교는 강론에서 “파란마음은 중고등부와 함께 주일마다 학생 미사를 봉헌하면서 장애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모범이 되고 있다”며 “이들의 노력이 사회 전체를 밝히고, 아름답게 바꾸는 데 큰 보탬이 되고 있다”고 치하했다.
실제 미사에서 파란마음 학생들은 전례 봉사에 임하며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언제나 저희와 함께하시는 주님, 저희 모두가 주님의 은총 속에서?.” 이들은 독서는 물론, 보편 지향 기도를 낭송했다. 이들이 한 자 한 자, 천천히 침착하게 읽는 보편 지향 기도문을 신자들도 차분히 들었다. “예수님~, 예수님~” 미사 중간 중간 성가와 관계없는 노랫소리가 들리기도 하고, 지루한지 몸을 비틀거나 흔드는 학생도 있었지만,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복음 봉독이 이어질 땐 일어나 공손히 두 손을 모으기도 했다. 헌금을 내거나 성체를 모시러 앞으로 나갈 때는 교사들이 그들의 손을 잡아줬다. 파란마음은 그렇게 교회가 강조하는 ‘공동 돌봄’의 가치를 보여주고 있었다.
서울대교구 명일동본당 파란마음 주일학교 학생이 21일 30주년 감사 미사에서 엄마의 손을 잡고 미사에 참여하고 있다.
조정환 주임 신부는 “파란마음이 본당의 대소사 곳곳에 적극 참여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함께하면서 적어도 교회에서만큼은 소수자가 소외당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여긴다”면서 “효율성을 중시하는 사회에서 파란마음은 본당 공동체가 더욱 뜻깊은 일을 하라고 마련해주신 하느님의 특별한 계획과 같다”고 전했다.
파란마음 학생 김재은(아기 예수의 데레사, 27)씨는 “이곳에서 다양한 장애인을 만나면서 혼자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후에 저도 파란마음 교사가 돼 받은 사랑을 다른 장애인에게 돌려주고 싶다”고 했다. 엄마 김윤희(도미니카)씨는 “딸이 전례에 참여하는 내내 혹시 실수할까 조마조마했는데, 잘 마치는 모습을 보면서 뭉클했다”며 “오늘 특별히 예수님 안에서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우리 모두는 평등하고 오히려 장애인들을 더 사랑하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파란마음 주일학교 안정용(멜레시오) 교감은 “파란마음이 더 알려져 9지구 내에서 장애 자녀를 돌보느라 신앙생활을 제대로 못하는 부모들의 버팀목이 되길 희망한다”며 “그러기에 더 많은 젊은이가 교사로 참여해주길 기도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