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찾은 ‘메일린의 기적’ 주인공…"기도는 우리 생각보다 훨씬 더 강합니다"

(가톨릭신문)

2012년 프랑스 리옹에 살던 3살 메일린은 식사 중 소시지가 기도에 걸리면서 뇌에 산소가 수 분 동안 공급되지 않아 식물인간 판정을 받는다. 의사들마저 포기하고 안락사를 권유했지만, 가족은 포기하지 않고 19세기 교황청 전교회를 세운 폴린 마리 자리코에게 9일간 전구 기도를 하게 된다. ‘살아있는 묵주 기도회’를 조직해 메일린이 다니던 학교 학생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 회원들이 마음을 모았다. 이후 메일린의 뇌는 점차 정상으로 돌아와 완전히 회복됐고, 이 사례는 교황청 심사를 거쳐 2020년 5월 26일 ‘기적’으로 공인됐다. 가경자였던 폴린 마리 자리코는 이 기적을 통해 시복됐다.


최근 「메일린의 기적」 책과 방송 다큐멘터리를 통해서 알려진 기적의 주인공, 메일린 트란 양이 2월 28일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본당(주임 조성풍 아우구스티노 신부)을 찾아 신자들과 기적에 대한 경이로운 이야기를 나눴다.


메일린 양은 아버지 에마뉘엘 트란 씨, 현지에 가서 메일린 양 가족을 만나고 교황청에서 기적 판정의 과정을 좇으며 그 이야기를 한국에 알린 박용만(실바노) ''같이 걷는 길'' 이사장(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함께 한국 신자들을 만났다. 박 이사장 사회로 에마뉘엘 씨와 메일린 양은 뇌사에 이르게 된 사건 당일의 사연에서부터 9일 기도를 시작하게 된 계기, 점차 회복되는 과정에서의 체험 등을 진솔하게 들려줬다.


“사고 11일 차에 뇌파가 없어져 곧 사망할 것이라는 진단을 받았고, 생명 유지 장치를 떼는 것이 좋겠다는 의사 권유에 아이를 낳았으면 생명이 다할 때까지 지원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 생각해 거절했다”고 얘기한 에마뉘엘 씨는 “그때 신자가 아니었지만, ‘신이 듣고 있다면 메일린을 고쳐달라''고 기도했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씨는 딸의 기적이 전하는 메시지에 대해 “메일린이 다시 일어나고 걷는 과정을 보고, 이를 의사들에게 설명하는 단계에서 제가 겪은 일을 통해 다른 이들의 신앙에 변화가 일어남을 경험했다”며 “그래서 이제는 하느님의 은혜, 또 기도의 힘에 대해 선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기도가 생각보다 훨씬 더 강력한 것이고, 하느님께서는 매일 우리와 함께하신다는 것을 한국 신자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흔히 기도할 때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생각하지 않고, 결과에 대해 의심하는 경우가 많은데 기도하면 긍정적이고 아름다운 일이 발생하게 된다는 것을 체험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그 경험을 알리고 나누어야 한다”고 말했다.


메일린 양은 “앞으로 플로리스트가 되고 싶다”며 “당시 사고가 일어나고 회복됐을 때 기억은 없지만, 폴린 마리 자리코 복자의 상본을 놓고 기도하던 중 알 수 없는 바람이 휘도는 것을 느낀 적이 있다”고 기도 중 느낀 바를 들려줬다.


박용만 이사장의 초대로 한국을 처음 방문한 부녀는 일주일가량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3월 1일 귀국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