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외국인 선교사 위한 ‘선교사의 희년’ 마련

(가톨릭신문)

서울대교구가 교구 첫 희년 행사로 ‘선교사의 희년’을 여는 한편, 해외선교사제 파견미사를 거행하고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는 교회의 선교 사명을 재확인했다.


교구 해외선교봉사국(국장 김동원 베드로 신부) 주관으로 2월 28일 열린 행사는 서울 명동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봉헌된 해외 선교 사제 파견 미사 및 교구에서 활동 중인 외국인 선교사들이 함께 모여 선교 체험을 나누는 간담회 등으로 진행됐다.


미사에서는 지난 2월 올해 상반기 정기발령으로 해외선교 소임을 맡게 된 윤윤상 신부(요셉·대만 파견), 김대용 신부(요한 사도·대만 파견), 오병웅 신부(베드로·남미 파견)가 선교사로 축복됐다.


정순택 대주교는 미사 강론을 통해 “한국교회는 많은 외국인 선교사의 도움을 받아 성장했다”며 “오늘날에도 우리의 관심에서 멀거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에서 여전히 복음을 증거하며 살아가는 외국인 선교사들이 계심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하신 마지막 당부의 말씀에서 보듯이, 선교는 교회의 본질이고 존재 이유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선교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미사 후 서울대교구청 3층 대회의실에서 마련된 간담회에는 17개 선교회 약 40명의 외국인 선교사가 참석해 한국에서 선교사로 지낸 체험을 나눴다. 1963년 입국해서 62년을 한국 신자들과 지낸 임충신 수사(마리노, 살레시오회)를 비롯한 2023년 한국에 와서 체류 1년을 갓 넘긴 메리 그레이스 마카투노 수녀(툿찡 포교 베네딕도 수녀회 서울 수녀원)까지 다양한 경험을 지닌 선교사들은 각자 자신이 겪은 선교사의 보람과 고충들을 털어놓았다. 참석 선교사들은 대체로 “간담회가 교구에서 활동하는 선교사들이 함께 모여 서로의 체험을 나눌 좋은 기회”라며 자리를 마련한 교구에 감사를 전했다.


임경명 신부(임마누엘, 메리놀 외방 전교회)는 오랫동안 노동사목 현장에서 노동자들과 함께한 체험을 밝히면서 “선교사는 활동을 많이 하는 것보다 신자들과 함께하고 동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구열 신부(아우구스티노, 메리놀 외방 전교회)는 “40년 전 한국에 왔을 때는 성직자가 아주 부족해서 선교사들이 활동을 많이 했는데, 이제는 한국교회 사제 수가 늘어난 상태에서 선교사들이 어떤 몫을 맡아야 할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간담회에 함께한 정순택 대주교는 “선교사 한 분 한 분이 정말 하느님의 부르심 앞에 응답하여서 좋은 삶으로 이렇게 내어놓는 모습은 참으로 감동”이라며 “그런 자세가 우리 한국교회에도 순교자들이 보여주었던 신앙의 열정을 다시금 이어주는 큰 버팀목과 지탱이 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