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사망자수 13년 만에 최다…“관심·교육 절실”

(가톨릭신문)

2024년 하루에 40명 가까운 사람(39.5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우리나라의 자살 사망자 수가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월 26일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과 통계청은 지난해 ‘고의적 자해’로 인한 사망자 수를 1만4439명으로 잠정 집계했다. 자살자 수가 역대 최고였던 2011년 1만5906명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자살률 또한 2024년 주민등록연앙인구 기준 10만 명당 28.3명으로 2013년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민등록연앙인구는 행정자치부에서 공표하는 연말기준 주민등록인구를 기초로 연앙(年央)개념으로 재작성하여 제공되는 자료로, 1년의 인구 중 그 해의 중간일인 7월 1일의 인구수를 의미하며, 출생률과 사망률을 산출할 때 주로 활용된다.


자살 사망자 성별로는 남성이 여성에 비해 2배 이상, 연령대는 50대가 21.0%로 가장 많았으며 뒤이어 40대(19.0%), 60대(16.5%), 30대(13.4%) 순이었다. 그러나 전년 대비 증가율은 30대가 11.6%로 가장 컸다. 통계는 9월 ‘2024년 사망원인통계’에서 확정 발표된다.


자살 사망자 수 증가로 ▲코로나19 이후 심화한 고립과 불안 ▲사회적 불평등 심화 ▲고령 인구 증가 ▲경기 침체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치열하고 삭막한 사회 속 자살 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교회의 역할도 논의된다.


물질보다 영적 갈증이 높아지는 지금 시대에 대해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장 박은호(그레고리오) 신부는 “우리나라가 물질적으로는 점점 풍요로워지고 있지만 정신적인 문제를 호소하는 사람들은 점점 더 늘어가고 있다”며 “이는 빅터 프랭클 박사(1905~1997)가 말한 ‘실존적 공허감’이 확산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박 신부는 “생명 교육은 사목의 다양한 분야 가운데 하나가 아니라 사목 활동에서 가장 근본적인 교육으로 이해돼야 한다”며 “지금은 무엇보다 인간이 가진 영적 차원을 강조하고 사람들이 자신의 희망을 영적인 가치에 둘 수 있도록 부단히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박 신부는 고독사를 거론하며 “의료 분야에서도 재택 의료가 논의되고 있는 만큼 교회의 사목 방향도 찾아가는 사목에 더 중점을 두어야 한다”며 “소외된 이웃들을 사제나 수도자들이 방문하고 봉사자들 역시 함께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자살 예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 속에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자살예방센터(본부장 오승원 이냐시오 신부)는 사순 시기를 맞아 자살 예방 모금 캠페인 ‘손 내밀어 봄, 마음 열어 봄’을 시작했다. 


전 세계 공통으로 봄철에 자살률이 높아지는 ‘스프링 피크’ 현상을 방지하고 자살 예방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기 위해 열린 이번 캠페인은 3월 5일부터 4월 30일까지 진행된다. 


정기·일시 후원이 가능하며 특히 3만 원 이상 정기 후원자에게는 ‘기적의 패가 달린 묵주 키링’을 선물한다. 후원은 홈페이지(obos.or.kr)를 통해 참여할 수 있으며 모금액은 자살 예방 교육, 유가족 돌봄 프로그램, 상담 및 지원 활동 등 다양한 자살 예방 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 후원 우리은행 1005-380-307979 (재)천주교한마음한몸운동본부



박효주 기자 phj@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