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가 함께 전례 봉사…잊지 못할 추억 생겼죠”

(가톨릭신문)


 

“너희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 이 말을 너희 자녀에게 거듭 들려주고 일러 주어라.”(신명 6,5-7)

 

 

인천교구 부평1동본당(주임 이재학 안티모 신부)에서 본당 레지오 마리애, 차량 봉사 등 열정적 신앙생활을 해온 김운기(요셉) 어르신에게 4월 20일(주님 부활 대축일) 대성당에서 열린 교중미사는 온 가족이 더한층 성가정으로 거듭난 아름다운 추억이 됐다. 같은 본당에 다니는 아내, 아들, 며느리, 딸, 조카, 손주들까지 3대에 걸친 가족 구성원 10명의 전례 봉사로 ‘성가정미사’를 봉헌했기 때문이다.

 

 

복사 경험이 없는 아버지, 어머니, 여동생을 도와 함께 미사 복사를 맡은 복사단원 손주를 할머니 이동분(마리아) 씨가 쓰다듬으며 “신앙 안에 자라준 아이(자녀와 손주)들이 기특하다”고 칭찬했다. 이어 “당신 말씀만으로 충만하게 사는 성가정을 이뤄주신 주님께 감사하다”며 감동의 눈물을 보였다.

 

 

본당은 교구장 정신철(요한 세례자) 주교가 강조한 ‘가정에서의 희년’을 뜻깊게 보내는 사목적 시도로 올해 1월부터 매달 셋째 주일 교중미사를 성가정미사로 열고 있다. 정 주교는 올해 사목교서에서 “작은 교회로서의 가정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고, 가정 안에서부터 기도가 이루어지고, 사랑과 화목의 성가정이 되도록 노력해 보자”고 당부했다.

 

 

성가정미사에는 본당 한 가족 구성원들이 모두 대성당 제대 위로 올라와 복사, 독서, 보편지향기도, 빵과 포도주의 봉헌 등 전례 봉사를 온전히 맡는다. 본당 신자들은 주임 이재학 신부의 권고대로 되도록 온 가족이 함께 참례하고 있다. 본당은 영유아가 있는 가정을 위해서는 대성당 왼쪽 앞자리에 유아용 침대를 마련했다.


 

 

온 가족이 제대 위에서 하나 되어 전례에 동참하는 이날은 그 자체로 가족 간 유대와 서로의 신앙을 더욱 끈끈하게 해주고 있다. 미사까지 전례 연습을 하면서 가족 간 화목함이 자연스럽게 다져지기도 하지만, 신앙이 크게 뜨겁지 않았거나 냉담했던 가족들이 효과적으로 신앙 열정을 되찾고 있다. 2월 성가정미사 전례 봉사를 맡은 5인 가족의 막내딸은 두 언니와 달리 본당 활동을 하지 않았는데, 성가정미사 후 마음의 변화를 고백하며 주일학교 교사로 봉사를 시작했다.

 

 

이혜만(미카엘) 가정분과장은 “전례 봉사 후 가족이 함께 찍은 사진을 거실에 걸어두고, 그날의 소중함을 떠올리며 자연스럽게 가족 간 신앙 대화가 이뤄진다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함께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축복이죠. 그러면서 부모님께 물려받은 신앙을 우리 아이들에게도 자연스럽게 물려줄 수 있다는 점도요. 결국 특별해서 성가정이 아니라, 함께 믿어서 성가정이 되는 것 같아요.”

 

 

아들 김남호(시몬) 씨는 주말에 근무하는 직업적 조건에도 “가족들과 신앙 안에서 일치하고자 전례 봉사에 함께했다”고 밝혔다. 중간고사 기간에도 전례 연습을 무릅쓴 남호 씨의 아들 김우현(빈첸시오) 군도 마찬가지다. 두 부자는 “우리 가족이 서로 돈독한 것만큼이나 성당이 가족 모두에게 익숙한 ‘추억’의 공간이 된 것 같다”며 웃었다.



박주현 기자 ogoy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