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종합] 교황청은 2월 27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병세에 대해 “계속 호전되고 있고, 오전과 오후에 호흡기 치료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또한 이전 발표와 마찬가지로 “교황님이 잠을 잘 잤고, 쉬고 있다”고 밝힌 뒤 “교황님은 병실 침대 밖으로 나와 아침 식사를 했다”는 언급도 덧붙였다.
교황이 폐렴 증세로 2월 14일 로마 제멜리병원에 입원한 뒤 22일부터 ‘위중하다’(critical)는 내용을 담은 발표가 몇 차례 이어졌지만 교황청이 27일 발표한 내용에서는 ‘위중하다’는 표현이 빠져 교황의 병세가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제멜리병원이 발행한 소식지에 따르면, 의료진은 교황의 병세가 호전되면서 교황이 이전보다 숨쉬기가 편해졌고, 코에 관을 삽입해 산소를 공급받을지, 코와 입을 덮는 벤티마스크(ventimask)를 쓰고 산소를 공급받을지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고도 설명했다.
교황청은 “교황이 27일 오전에 호흡기 치료를 받으며 휴식을 취했고, 오후에는 추가적인 치료를 받은 뒤 제멜리병원 10층에 교황을 위해 마련된 경당에서 기도를 드리며 시간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교황은 경당에서 성체도 받아 모셨다.
교황청은 또한 “교황이 본래 3월 1일 희년 순례자들과 만나기로 한 일반알현은 취소됐다”고 공지하면서도 교황이 주례할 예정인 3월 2일 주일 정오 삼종기도에 대해서는 취소 여부를 발표하지 않았다. 교황청은 2월 16일과 23일 주일 삼종기도 때는 교황이 미리 작성해 놓은 메시지를 공개했지만, 교황이 비디오 메시지를 발표하거나, 제멜리병원 병실 창밖으로 모습을 드러내 병원 마당에 모여 있는 신자들에게 인사를 전하지는 못했다.
로마 제멜리병원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경당’에는 매일 정오 신자들이 모여 교황의 쾌유를 기원하며 1시간 동안 성체조배를 하고 있다. 성체조배 후에는 오후 1시 경당에서 교황을 위한 미사가 봉헌된다. 밤 9시에는 로마 성 베드로 광장에 교황청 소속 추기경들과 신자들이 모여 교황을 위한 묵주기도를 바치고 있다.
제멜리병원 원목실 눈치오 쿠라오 신부는 2월 27일 병원 경당에서 미사를 주례하면서 “우리 병원 직원들이 본래 3월 1일 희년 순례자로서 교황님을 알현하기로 했지만, 교황님이 우리 병원에 계시다는 사실에 만족하자”고 당부했다.
한편 교황이 교황청 재정 건전화를 위한 ‘교황청을 위한 기부 위원회’(Commission of Donations for the Holy See)를 설립하는 교령이 2월 26일 발표됐다. 이 교령은 교황이 제멜리병원에 입원하기 3일 전인 지난 11일 서명한 것이다. 교황청이 이 교령을 교황의 입원 중에 공개한 것은 교황이 여전히 교황청을 이끌고 있다는 사실을 시사하기 위해서라는 시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