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다시 호흡곤란 겪어 인공호흡기 착용

(가톨릭신문)

[외신종합] 안정세를 유지하던 프란치스코 교황이 다시 호흡곤란을 겪으며 인공호흡기 치료에 들어갔다. 교황청은 3월 3일 저녁 “교황은 오늘 두 차례 급성호흡부전을 겪었다”면서 “기관지 내 점액과 이로 인한 기관지 경련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두 차례 기관지 내시경 검사를 통해 분비물을 제거하는 시술을 받았다”고 전했다. 교황은 이날 오후 다시 비침습적 인공호흡기 치료에 들어갔다. 교황청에 따르면 교황은 의식이 있었고, 의료진의 치료에 협조를 잘했다.


호흡기 질환으로 2월 14일 로마 제멜리병원에 입원한 교황은 한때 위중한 상태라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지만 점차 건강을 회복하고 있었다. 의료진은 교황의 혈액검사 결과 교황의 기관지 내 점액이 증가한 것은 새로운 감염 때문이 아니라 기존의 폐렴 때문인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의료진은 “교황의 예후를 지켜보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이에 앞서 교황은 2월 28일에는 호전되던 상태가 일시적으로 악화돼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기도 하고 구토 증세도 있었다. 3월 1일 다시 안정세를 회복한 뒤 더 이상 고열이 나지 않았다. 교황청은 3월 1일 발표에서 “교황님이 딱딱한 음식을 드시는 등 식사도 잘하고 계시다”고 밝혔다.


교황청은 2월 27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병세에 대해 22일부터 등장했던 ‘위중하다’(critical)‘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은 채 “교황님의 병세는 계속 호전되고 있고, 오전과 오후에 호흡기 치료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제멜리병원에서 발행하는 소식지에 따르면, 의료진들이 교황의 퇴원 시점을 판단하기 전까지 의료적으로 안정적인 상태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교황청은 제멜리병원 소식지 기사를 인용해 교황의 병세를 발표하고 있다.


교황청은 2월 16일과 23일, 3월 2일 주일 삼종기도 때는 교황이 미리 작성해 놓은 메시지를 공개했지만, 교황이 비디오 메시지를 발표하거나, 제멜리병원 병실 창밖으로 모습을 드러내 병원 마당에 모여 있는 신자들에게 인사를 전하지는 못했다.


로마 제멜리병원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경당’에는 매일 정오에 신자들이 모여 교황의 쾌유를 기원하며 1시간 동안 성체조배를 하고 있다. 성체조배 후에는 오후 1시 같은 경당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위한 미사가 매일 봉헌된다. 또한 오후 9시에는 로마 성 베드로 광장에 교황청 소속 추기경들과 신자들이 모여 교황을 위한 묵주 기도를 바치고 있다.


제멜리병원 원목실 눈치오 쿠라오 신부는 2월 27일 병원 경당에서 미사를 주례하면서 “우리 병원 직원들이 본래 3월 1일 희년 순례자로서 교황님을 알현하기로 했지만, 교황님이 우리 병원에 계시다는 사실에 만족하자”고 말했다.


한편, 교황이 교황청 재정 건전화를 위한 ‘교황청을 위한 기부 위원회’(Commission of Donations for the Holy See)를 설립하는 교령이 2월 26일 발표됐다. 이 교령은 교황이 제멜리병원에 입원하기 3일 전인 11일에 서명한 것이다. 교황청이 이 교령을 교황의 입원 중에 공개한 것은 교황이 여전히 교황청을 이끌고 있다는 사실을 시사하기 위해서라는 시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