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사임설? 낭설···추측의 근거와 조건은?

(가톨릭평화신문)
[앵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입원이 장기화되자 교황의 사임 가능성이 연일 외신을 통해 전해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고위 성직자들 사이에 후계 구도에 대한 논의설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그러나 교황청은 사임설과 후계 구도 모두 근거 없는 추측에 불과하다고 일축했습니다.

추측의 근거와 진실은 무엇이고 교황이 사임하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 서종빈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 소녀와 어머니가 교황이 입원한 제멜리 병원 성 바오로 2세 동상 앞에서 교황의 쾌유를 기도하고 있다. OSV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임 가능성은 지난달 14일, 교황이 로마 제멜리 병원에 입원한 이후 계속 소문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추측의 근거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위독한 상태를 넘기며 건강이 계속 호전되고 있지만 최장기 입원으로 예후가 여전히 불투명하기 때문입니다.
 
로마 제멜리 병원 교황 의료진이 교황의 병세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바티칸 미디어

또 다른 근거는 지난달 26일 고위 성직자 2명이 교황이 입원한 제멜리 병원을 방문해 후계 구도를 논의한 것 아니냐는 추측입니다. 

관련해 교황청은 이들의 방문은 새로운 성인을 시성하기 위한 추기경 회의와 관련해 교황의 서명을 받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습니다.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성 베드로 광장에서 교황 건강 회복을 기원하는 묵주 기도를 주례하고 있다. OSV

또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최근 이탈리아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교황의 사임설은 근거 없는 추측”이라고 일축했습니다.

교황은 종신직입니다. 그러나 전임 교황처럼 사임도 가능합니다.
 
교회법 해설서. 롬 리포트 화면 캡처

교회법상 교황의 사임은 교황의 완전히 자유로운 결정만이 유효하고 형식적으로 공표되어야 합니다.

2013년 2월 13일 베네딕도 16세 전임 교황은 시성을 논의하는 추기경 회의에서 사임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2013년 2월13일 추기경 회의에서 사임을 발표하는 베네딕토 16세 교황. 롬 리포트 캡처 

<베네딕토 16세 교황 / 2013년 2월 13일>
“오랫동안 기도하고 하느님 앞에서 양심을 성찰했지만, 나이가 많아서 베드로 직무를 제대로 수행할 힘이 더 이상 없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사임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적은 있습니다.
 
2022년 7월30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캐나 사목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기내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롬 리포트 캡처

<프란치스코 교황 / 2022년 7월 30일> 
“이건 정말 정직하게 말씀드리는 겁니다. 재앙이 아닙니다. 교황을 바꿀 수 있습니다. 바꿀 수 있습니다. 그런데는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노력에 대해 조금 제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2023년 아프리카 방문 중 예수회와의 만남에서는 “교황의 사임이 ‘패션’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지금 제 일정에 사임은 없고 교황의 사목은 평생이라고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한 수녀가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교황의 쾌유를 위한 묵주 기도를 바치고 있다. OSV 

지금은 교황의 건강 회복을 위한 기도의 시간이지 미래를 논의할 때가 아닙니다.

CPBC 서종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