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주교단 “죽음의 문화 극복하자”

(가톨릭신문)

[외신종합] 멕시코 주교단이 낙태 합법화와 조직범죄, 마약 밀매 등 멕시코를 뒤덮고 있는 죽음의 문화를 극복할 것을 호소하고 나섰다.


멕시코 주교회의는 3월 5일 성명을 발표해 “인간의 존엄성을 위협하고 공존의 가치를 파괴하며, 인간의 양심에 깊은 상처를 남기는 죽음의 문화가 멕시코 전역을 전쟁터처럼 만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주교단은 성명에서 “죽음과 절망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현상에도 불구하고 생명은 용기 있는 이들에 의해 보호받고 증진돼야 하는 신성한 선물”이라며 “인간 존엄성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의 헌신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멕시코 주교단은 이번 성명에서 3월 24일부터 28일까지 ‘생명 주간’(A Week for Life)을 마련한다고 전하면서 생명 주간 동안 생명의 소중함을 알리는 다양한 활동을 제안했다. 주교단은 무엇보다도 복음과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양심을 깨우치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도덕적인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인간 양심을 형성하는 교육을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교단은 아울러 가장 약한 존재인 태아와 노약자 등을 보호해야 한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인간 존엄성을 침해하는 부당한 법률 앞에서 침묵을 지켜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멕시코에서는 2023년 9월 대법원 판결에 의해 낙태가 합법화된 상황이다.


주교단은 또한 가정의 가치와 관련해서는 “가정은 교육과 양성의 첫 번째 장소이기 때문에 신앙과 그리스도교적 가치에 기반한 결혼과 교육을 강화해야 하고, 그럼으로써 새로운 세대는 존중과 연대의 문화 안에서 자랄 수 있다”고 말했다. 계속해, 멕시코 사회에 만연된 폭력적 문화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주지시키면서 “우리는 폭력 앞에 스스로를 포기할 수 없고, 평화는 모두의 마음 안에서부터 그리고 정의와 함께할 때라야 시작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주교단은 “신앙인은 폭력을 당한 피해자들의 상처를 치료해 주는 착한 사마리아인이 되도록 부름받았고, 자비는 그리스도인의 희망을 증거하는 구체적인 표지”라며 폭력 피해자들에 대한 구호 필요성도 강조했다. 주교단은 가톨릭신자들의 사회적인 책임도 당부하면서 “우리가 단지 악을 비난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그리스도의 복음을 선포하는 한편 위로가 필요한 모든 이들과 연대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주교단은 멕시코가 어려운 현실에 마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우리는 하느님께서 그의 백성들과 함께 걷고 계시다는 사실과, 희망과 생명의 증인이자 전달자로 부름받은 이들의 사명을 확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