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프란치스코 교황 장례 미사 봉헌

(가톨릭평화신문)
[앵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가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봉헌됐습니다.

미사를 주례한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영혼을 지극히 다정하신 주님의 자비에 맡겨 드린다”며 영원한 안식을 기도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역대 교황과 달리 성 베드로 대성전이 아닌 로마 성모 마리아 대성전에 안장됐습니다. 

교황의 장례 미사를 서종빈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26일 오전 성 베드로 광장에 수십 만명에 달하는 신자들이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 미사에 참석해 있다. OSV

[기자] 성 베드로 대성전에 안치돼 있던 프란치스코 교황의 관이 광장 야외 제대 앞으로 운구됩니다. 

교황의 관은 세 겹으로 된 역대 교황의 삼중관 대신 아연을 덧 댄 소박한 목관입니다. 

교황의 얼굴은 흰색 실크 천으로 가려졌고 붉은 색 제의를 입었습니다.

손에는 흰 주교관과 묵주가 쥐어져 있습니다.
 
25일 거행된 프란치스코 관 봉인 예식. 바티칸 미디어 

관 속에는 팔리움(양털로 짠 고리 모양의 때)과 교황 재임 기간 주조된 동전과 메달 주머니 그리고 업적을 담은 두루마리가 금속 원통 안에 봉인돼 간직됐습니다.

관 위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십자가와 문장, 이름과 생애, 베드로 직무 기간이 적힌 명판이 놓였습니다.

장례 예식은 교황이 생전 개정한 장례 전례서에 따라 소박하고 간소하게 치러졌습니다.

장례 미사는 추기경단 단장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이 주례했고 전 세계 추기경과 주교, 사제들이 공동 집전했습니다.
 
26일 로마 성 베드로 대성전 앞 제단 위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를 공동 집전 중인 수 천 명의 사제단이 자리에 앉아 있다. OSV

미사는 입당송 “주님, 그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영원한 빛을 그에게 주소서”로 시작됐습니다.

이어 ‘나를 따라라’는 요한 복음서 말씀이 봉독됐습니다.
 
26일 오전 로마 성 베드로 대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에 참석한 신자들이 성가를 부르고 있다. OSV

레 추기경은 강론에서 주님의 발자취를 따라 강인함과 평온함으로 양 떼를 돌본 프란치스코 교황의 업적을 회고했습니다. 

개인과 민족, 종교를 떠나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모든 이에게 가까이 다가간 교황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 / 추기경단 단장>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두드러진 관심을 기울이셨고 넘치도록 당신을 내어주셨으며 특히 우리 가운데 가장 보잘 것 없는 이들, 소외된 이들에게 그렇게 하셨습니다.”
 
추기경단 단장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이 26일 오전(현지시각) 로마 성 베드로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 미사를 주례하며 강론하고 있다. cpbc 화면 캡처

또 “복음화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교황직을 이끄는 원리였다”며 그분의 핵심 단어는 ‘자비’와 ‘복음의 기쁨’이라고 말했습니다.

레 추기경은 끝으로 “저를 위해 기도하는 것을 잊지 말아 달라”는 교황의 말씀을 회상하며 “이제 당신께서 우리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청했습니다.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 / 추기경단 단장>
“진리를 추구하고 희망의 횃불을 높이 드는 인류 전체를 마지막으로 품어 안으시며 대성전 발코니에서 하셨던 것처럼, 이제는 천상에서 교회에 강복해 주시고, 로마와 온 세계에 강복해 주시기를 빕니다.”
 
보편지향 기도에서 프랑스인이 교황의 안식을 기도했다. cpbc 화면 캡처

신자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주님의 품에서 안식을 취하기를 한 목소리로 기도했습니다.

<보편 지향 기도> 
“세상을 떠난 프란치스코 교황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영원히 살아 계시며 저희를 위해 전구하시는 으뜸 목자께서는 그를 당신 빛과 평화의 나라로 맞아들여 주소서”

영성체 후에는 “주님의 종 프란치스코 교황이 하늘나라에서 주님의 진리로 기뻐하게 해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고별식에서 레 추기경은 “부활 신앙을 충실히 가르친 프란치스코 교황의 영혼을 주님의 지극히 다정하신 자비에 맡겨 드리자”고 권고했습니다.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 / 추기경단 단장>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성령 안에서, 하느님 아버지께 기도합시다. 하느님께서는 그를 죽음에서 구하시고, 영원한 평화로 맞아들여 주시며, 마지막 날에 그의 육신을 부활시켜 주소서.”

미사 후 프란치스코 교황의 관은 유언에 따라 성모 마리아 대성전으로 운구됐습니다. 
 
로마 성모 마리아 대성전 (산타 마리아 마조레) OSV

장례 행렬은 6km의 거리를 4km의 느린 속도로 이동했습니다.

전 인류의 슬픔을 뒤로 하고 ‘하느님의 종들의 종’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버지의 품으로 떠났습니다.

하지만 그가 남긴 가르침과 삶의 여정은 교회와 온 인류의 머리와 가슴에 영원히 남을 것입니다.
 

CPBC서종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