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1주일 월요일인 21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88세의 나이로 선종한 뒤 바티칸은 장례 절차의 첫 단계인 ‘선종 확인 및 입관 예식’을 거행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한 지 약 12시간 뒤인 현지 시각 오후 8시, 거룩한 로마교회 궁무처장 케빈 조셉 패럴 추기경은 교황이 생전 거주했던 바티칸 사제관 산타 마르타의 집 경당에서 관련 예식을 주례했다.
바티칸 공보실에 따르면, 이 예식은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교황의 시신은 경당에 하룻밤 동안 안치될 예정이다.
패럴 추기경과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국무장관 에드가르 페냐 파라 대주교는 전례에 따라 바티칸 사도궁에 있는 교황 관저를 폐쇄했다. 교황은 사도좌 재위 기간 중 교황 관저가 아닌,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거주했다.
거행된 예식에는 추기경단 수석 추기경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과 프란치스코 교황의 가족, 바티칸 보건위생국 국장인 안드레아 아르칸젤리 박사와 부국장인 루이지 카르보네 박사가 참석했다.
아르칸젤리 박사는 21일 오전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하자 그의 시신을 검시하고 사망 증명서를 작성했다. 교황은 뇌졸중, 혼수상태, 회복 불가능한 심혈관 순환 붕괴로 선종했다. 이 증명서는 선종 확인 및 입관 예식에서 낭독됐다.
아르칸젤리 박사는 예식 전 교황의 시신을 최대한으로 예우하며 존경심을 갖고 유리관에 공개 안치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하얀 제의를 입은 교황의 시신은 예식을 위해 경당으로 옮겨졌다.
예식 후 교황의 시신은 모자를 쓴 채 팔리움(십자가가 그려진 띠)이 달린 붉은 교황 제의를 입고 아연으로 내부를 덧댄 목관에 안치됐다.
패럴 추기경은 파스카초(부활초)를 교황의 시신 근처에 놓고 불을 붙인 뒤 성수를 뿌렸다. 교황의 시신이 담긴 관은 산타 마르타의 집 경당에 안치되어 참배객들의 조문과 기도를 받았다.
성 베드로 대성전의 대사제인 마우로 감베티 추기경은 이날 저녁 성 베드로 광장에서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을 위해 묵주기도를 주례했다.
교황청 공보실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시신이 23일 오전 성 베드로 대성전으로 옮겨져 대중에게 공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추기경단은 22일부터 사도좌 공석(sede vacante) 기간 동안 보편 교회 사목을 이어가기 위한 회의를 갖고,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 계획을 세울 방침이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