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선종] 바티칸은 추모 물결… “영원한 안식 빌어”

(가톨릭평화신문)
21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광장에서 한 커플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소식을 듣고 슬픔을 공유하고 있다. OSV


갑작스러운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소식에 전 세계가 슬픔에 잠겼다. 각국의 신자들은 이탈리아 로마와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이며 교황의 영원한 안식을 위한 기도를 올리고 추모 분위기에 동참하고 있다.

 

21일 로이터 등에 따르면 바티칸이 교황의 선종을 발표하자 많은 신자들은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모여들었다. 미국 매체 CNN은 “많은 사람들이 기도를 드리며 일부는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주님 부활 대축일을 맞아 바티칸을 방문한 순례객, 관광객, 지역 주민 등은 충격과 슬픔을 표했다. 로마에서 온 에마누엘 티네리씨는 “정말 가슴 아픈 일”이라며 “교황님께선 많은 사람들을 교회와 더욱 가깝게 만들어 주신 분”이라고 애도했다.

 

갑작스런 교황의 선종에 당황스러운 건 사제도 마찬가지다. 미국에서 로마를 방문한 바차이 신부는 로이터에 “매우 가슴 아프다”며 “20일 주님 부활 대축일 미사를 드릴 때는 건강해 보였는데, 갑자기 선종하셔서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복자 카를로 아쿠티스의 시성식에 참석하기 위해 로마를 찾았던 미국 클리블랜드 교구 에릭 개리스 신부는 교계 매체 CNA에 “당시 성 요한 바오로 2세 성상 앞에서 기도를 드리고 있었는데, 문자 한 통을 받았다. 교황의 선종 소식이었다”면서 “멍하니 서서 주변을 멍하니 둘러봤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선종 하루 전인 지난 20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된 부활절 낮 미사를 공동집전한 신부였다. 교황님을 눈 앞에서 본 지 24시간 만에 세상을 떠났다고 해 더욱 충격적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로마에 머물던 다른 세 신부와 함께 성 베드로 광장에 모였다. 개리스 신부는 “교황님의 영혼의 안식을 위해 기도를 드리고 싶었다”면서 “성 베드로 대성당 지하에 위치한 역대 교황들의 무덤으로 달려가 베드로의 무덤에 무릎을 꿇고 교황님을 위해 기도드렸다”고 했다.

 
21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광장에서 한 신자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소식을 듣고 황망해하고 있다. OSV
 

묵묵하게 교황이 편히 잠들 수 있도록 기도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CNA 기자 코트니 마레스씨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랑의 선교회 소속 두 수녀가 교황의 선종 소식을 듣자마자 성 베드로 대광장에서 묵묵히 묵주기도를 올리는 사진을 게시했다. 로마 교황청립 성십자가 대학에서 교회법을 가르치는 파블로 게파로 신부는 CNA에 “그는 생애 마지막 날까지 우리들과 함께하고 싶어한 것”이라며 “교황님께서는 이미 천국에 계실 것이란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분의 영혼을 위해 기도 드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교황청은 로마 현지시각으로 21일 오후 8시 입관 예절을 시작할 예정이다. 많은 신자들이 바티칸으로 모이고 있으며, 교황의 영혼의 안식을 위한 기도 물결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준태 기자 ouioui@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