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구호 기구, 가자 지구 붕괴 임박…“구호 물자 봉쇄는 살인 음모”

(가톨릭평화신문)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건물 잔해. OSV

유엔 기구들이 폭격과 기아, 강제 이주가 계속되고 있는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의 붕괴가 임박했다고 경고했다.

유엔 구호사업기구(UNRWA)는 어제(14일) "이스라엘의 공습이 21개월째 이어지면서 가자 지구에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전달되고 있는 미미한 지원마저 완전히 중단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바티칸 뉴스에 따르면 이 기구의 필리프 라자리니 사무총장은 가자 지구가 “아이들과 굶주리는 사람들의 무덤이 되었다.”며 구호물자 봉쇄는 “잔인하고 마키아벨리적인 살인 음모”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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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피난길에 오른 팔레스타인 아이들이 가자 지구 자선 식당에서 음식을 기다리고 있다. OSV

가자 지구 보건부는 2023년 10월 7일 전쟁 발발 이후 5만 8천여 명이 사망하고 13만 8천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폭격을 멈추지 않고 있어 사상자는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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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팔레스타인 소년이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텐트 공격으로 사망한 아버지의 시신 옆에서 애도하고 있다. OSV

특히 이스라엘이 라파에 건설하려는 이른바 ‘인도주의 도시’에 대한 국제적인 비난도 거세지고 있다.

이는 폐허가 된 곳에 수만 명의 팔레스타인 실향민을 수용한다는 도시 건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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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피난길에 오른 팔레스타인 주민들. OSV

인권단체들과 유엔 관계자들은 “이 도시는 출입이 강제되고 출국이 제한되는 일종의 강제 수용소”라며 “인도적 지원이란 명목으로 팔레스타인인들의 자유와 존엄성을 박탈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구호 시설을 통제의 도구로 전락시킬 것”이라며 “이 계획이 국제법이나 인간의 존엄성과 양립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가자 지구 성가정 본당 주임 가브리엘 로마넬리 신부는 바티칸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전쟁과 심각한 식량 부족으로 신자들이 모두 지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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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유일한 가톨릭 교회인 성 가정 성당. 바티칸 미디어

그러면서 “본당 공동체가 깊은 피로와 불안 속에 고립돼 있지만, 우리를 하나로 묶고 희망을 주는 유일한 힘은 기도와 관심”이라며 “자신들을 잊지 말고 계속 기도해 달라”고 호소했다.

로마넬리 신부는 “전 세계 14억 명의 가톨릭 신자들이 이 작고 고통받는 공동체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은 우리에게 놀라운 회복력을 가져다준다”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