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주교회의 사회주교위원회는 7일 지난달 말 3년 만에 사형이 집행된 것에 대해 항의 성명을 발표했다. 사진은 홈페이지에 공개된 성명 원문. 일본 주교회의 홈페이지 캡쳐
지난 6월 일본에서 3년 만에 사형이 집행된 데 대해 일본 교회가 ‘생명 존엄성 침해’ 행위에 반대하며 항의 성명을 발표했다.
사형수 시라이시 다카히로(34)씨는 2019년 9명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돼 2021년 1월 사형을 선고받았고, 6월 27일 사형됐다. 일본에서 사형 집행이 이뤄진 것은 2022년 7월 이후 2년 11개월 만이다.
일본 주교회의 사회주교위원회 위원장 모리야마 신조(오이타교구장) 주교는 7일 성명에서 “교회는 모든 생명의 존엄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에 따라 사형 제도에 반대하며, 이번 사형 집행에 강력히 항의한다”고 거듭 밝혔다.
모리야마 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전 ‘범죄자라도 하느님의 선물인 생명에 대한 불가침의 권리를 지니고 있다’고 가르쳤다”며 “이미 유엔에서 2007년부터 2024년 12월까지 10회에 걸쳐 사형 집행 중단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는 등 사형이 생명권을 박탈하는 잔혹한 형벌이라는 인식은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리야마 주교는 또 “이번 집행은 2022년 이후 3년간의 집행 유예(모라토리움)가 실현되기 직전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욱 용납할 수 없다”며 “이는 세계의 사형 폐지 흐름에 역행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라이시 다카히로씨가 9명의 생명을 앗아가는 죄를 평생 깨닫도록 했어야 했지만, 일본 정부는 이를 기다리지 못하고 그의 생명을 빼앗았다”며 “이는 그가 유족들 마음의 상처를 보상할 기회마저 박탈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일본 교회는 2019년 발생한 사건으로 생명을 잃은 9명의 피해자를 추모하고 고통 속에 있는 유족들의 마음에 평화가 깃들길 기도할 것”이라며 “동시에 우리는 정부가 사형제를 재검토하고 신속히 폐지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