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직면한 문제, 신학은 응답할 수 있어야”

(가톨릭평화신문)
레오 14세 교황이 13일 바티칸 사도궁에서 교황청립 신학학술원에서 주최한 '세계의 평화를 위한 창조, 자연, 환경' 세미나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OSV


“신학은 그리스도와의 친교를 바탕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하고, 인류가 마주하고 있는 여러 현실 속에서 이를 구체적으로 구현해낼 수 있어야 합니다.”

레오 14세 교황은 13일 바티칸 사도궁에서 교황청립 신학학술원이 주최한 세미나 참석자들의 알현을 받으며 “신학은 인공지능(AI)과 같은 ‘실질적 관심사’에 대해 고민하고 이에 대한 답을 찾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교회가 마주한 수많은 질문에 신학이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길 요청한 것이다.

교황은 이날 연설에서 “신학은 복음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하느님과의 친교 촉진을 목표로 한다”며 “그 과정에서 신학은 과학과 철학, 예술을 비롯한 모든 인간의 경험과 소통하며 더 큰 실존적 지평을 여는 역할을 하고 신앙이 우리 삶을 비추면서 약하고 소외된 이들을 구원하며, 가난한 이들의 고통을 어루만지고 치유하면서 형제애가 넘치는 세상을 건설하도록 돕게 된다”고 설명했다.

교황은 이어 “하느님과의 친교를 바탕으로 이뤄진 신학은 교회 복음화의 토대가 되지만, 동시에 끊임없이 ‘문화적 맥락의 도전’을 받게 된다”며 “특히 개인적·사회적·정치적 모든 차원에서 인류에게 봉사하는 신앙 지식의 중요한 증거인 사회 교리의 경우, AI와 같은 ‘디지털 과제’에 대해 현명한 해답을 제시하도록 요구받고 있다”고 말했다.
 
레오 14세 교황이 13일 바티칸 사도궁에서 교황청립 신학학술원 원장 안토니오 스타글리아노 주교와 인사하고 있다. OSV
 
BTF 푸른나무재단 박길성 이사장이 11일 바티칸에서 열린 세미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BTF 푸른나무재단 제공


교황은 “AI라는 복잡한 세계에 대해서는 윤리적 접근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기에, 신학은 이에 대해 윤리적 행동의 토대가 될 기초적인 질문, 즉 ‘디지털 안드로이드와 양립할 수 없는 인간의 본질적 존엄성은 무엇인가’에 대해 답을 내려야 한다”며 “신학에는 우리 시대 모든 사람의 인간적 고통과 기쁨·기대·희망이 스며들어 있어야 하고, 현재 인류가 교회에 요구하는 영적·교리적·사목적·사회적 요구에 응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교황청립 신학학술원은 11~12일 바티칸에서 ‘세계의 평화를 위한 창조, 자연, 환경’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전 세계 교회·경제·사회·문화 전문가들과 함께 인류가 직면한 문화적·사회적·환경적 도전에 맞서기 위한 새로운 비전을 모색하고, 연대를 바탕으로 이를 실천해갈 방향을 논의했다.

한국에서는 국내에서 학교 폭력 예방 활동 등을 펼치고 있는 BTF 푸른나무재단의 박길성 이사장이 세미나에 참석해 학교 폭력 및 사이버폭력 예방 경험을 공유하고, 모든 청소년이 존엄과 안전 속에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연대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