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고백’ 온라인 방송 중 피살

(가톨릭평화신문)
프랑스 브르타뉴에 있는 노트르담 드 봉스쿠르 대성당. 출처=노트르담 드 봉스쿠르 대성당 홈페이지

프랑스 리옹에서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던 중 괴한의 습격을 받고 숨진 이라크 그리스도인 아슈르 사르나야씨. OSV



프랑스 내 반그리스도교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 10일 종교 박해를 피해 고국을 떠나 프랑스 리옹에서 살던 45세 이라크 그리스도인이 습격당해 숨졌다. 휠체어를 타고 다녔던 아슈르 사르나야씨는 저녁 늦게 집으로 돌아가던 중 괴한의 공격을 받았다.

당시 사르나야씨는 SNS 틱톡에서 자신의 신앙을 고백하던 중이었다. 라이브 스트리밍에 참여했던 이들은 사르나야씨의 사망을 목격하고 충격을 받았다. 1979년생인 사르나야씨는 2014년 이라크에서 이슬람 세력의 위협을 피해 망명한 뒤 10년 넘게 리옹에서 누나와 함께 살았다. 이웃들은 사르나야씨에 대해 “걷지 못하고, 어떤 문제도 일으키지 않는 소외계층이었다”고 했다.

사르나야씨 친척들은 지역 언론에 그가 저녁마다 틱톡에서 그리스도교를 선교하는 생방송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그가 평소 SNS에 신앙 증언을 하면, 무슬림의 신고로 콘텐츠가 자주 차단되거나 정지되기도 했다고 한다. 그의 누나는 “아슈르는 평범한 사람이었고 누구와도 갈등을 겪지 않았으며, 그저 틱톡을 통해 하느님 말씀을 전했다”고 말했다. 리옹지방검찰청은 조직범죄수사국에 의뢰해 수사를 시작했다.

프랑스 가톨릭 단체들은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Œuvre d’Orient은 “취약한 이라크 그리스도인이 살해된 사건을 매우 단호하게 규탄한다”며 “중동 그리스도인들이 안전하게 신앙을 증거하고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르나야씨 사건은 프랑스 내 반그리스도교 정서가 확산하는 가운데 발생했다. 인권 단체들은 지난 몇 년간 교회·그리스도교 묘지·신자들을 표적으로 한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고 거듭 경고하고 있다. 통계를 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401건의 교회 기물 파손과 신성모독 등 반그리스도교 행위가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 증가한 수치다.

실제 8월 7일 브뤼노 리테로 내무장관은 주지사들에게 성모 승천 대축일을 중심으로 성당 보호를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 지난 8일에는 브르타뉴에 있는 노트르담 드 봉스쿠르 대성당에서 미사 중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상이 방화로 불에 타는 사건도 발생했다. 이 성모상은 2015년과 2021년에도 방화로 불에 탄 적이 있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