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14세 교황이 9월23일 카스텔 간돌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바티칸 미디어
팔레스타인을 독립 국가로 인정하는 두 국가 해법이 유엔 총회에서 관심 사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레오 14세 교황이 "교황청은 오랫동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해 왔다"고 밝혔다.
교황은 어제(23일) 저녁 카스텔 간돌프를 떠나 바티칸으로 향하기 전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말하고 "우리는 모든 민족을 존중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교황은 두 국가 해법이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려는 진정한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대화가 단절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가자 지구 상황에 대해 "오늘 오후 그 곳의 가톨릭 교구와 연락을 취했는데, 다행히 교구는 괜찮지만, (이스라엘의) 침입이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고 설명헸다.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교황은 "누군가가 긴장을 노리고 있어 상황은 점점 더 위험해 지고 있다"며 "저는 무기를 내려놓고 군사 진격을 중단하고 협상 테이블로 복귀해야 한다고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해 교황은 "유럽이 진정으로 단결한다면 많은 것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몇 달 동안 교황청이 추진할 수 있는 외교적 계획을 묻는 질문에 교황은 "우리는 대사들과 끊임없이 대화하고 있으며 국가 원수들이 방문할 때마다 대화를 시도하고 항상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답했다.
리야드 만수르 유엔 주재 팔레스타인 대사가 9월 23일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제80차 유엔 총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설을 듣고 있다. OSV
한편 유엔 총회를 계기로 지난 7월 프랑스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주도로 '두 국가' 해법을 담은 '뉴욕 선언'에 동참하는 서방 국가들이 점점 늘고 있다.
유엔 회원국 193개국 가운데 영국과 캐나다, 호주와 독일, 러시아와 중국, 스페인 등 147개국이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인정에 동참했다.
팔레스타인이 국가로 인정돼 유엔의 정회원이 되려면 유엔 총회 뿐만 아니라 안전보장이사회 15개 이사국 가운데 9개국이 찬성해야 하고 5개 상임이사국(영국?중국?프랑스?러시아?미국)은 누구도 거부권을 행사해선 안 된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최우방인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는 팔레스타인의 국가 승격에 반대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4월 팔레스타인의 유엔 정회원 가입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지며 두 국가 해법을 지지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월 23일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제80차 유엔 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OS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