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동티모르서 온 핀토씨 생사 다투다 회생

(가톨릭평화신문)
 
급성췌장염에 폐부종으로 죽음의 문턱까지 갔었던 가브리엘씨의 모습. 마산교구 이주사목위 창원이주민센터 제공


굴 양식장서 일해 본국 식구 8명 부양

급성췌장염 폐에 전이돼 입원 치료

주변 도움 받았지만 병원비 태부족



“한국 교회가 아니었다면 저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겁니다. 그 은혜에 저와 고향에 있는 가족 모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감사하고 있습니다.”

동티모르에서 온 가브리엘 보르헤스 핀토(43)씨는 최근 새 삶을 얻었다. 마산교구 이주사목위원회 창원이주민센터(센터장 윤종두 신부)의 도움으로 미등록 외국인임에도 치료 거부를 당하지 않고 병원에 다닐 수 있게 된 것이다. 급성췌장염이 폐까지 전이되어 생사를 다투던 때가 불과 얼마 전이다.

핀토씨는 폐부종에 이르러 치료받던 중 사망 직전까지 갔었다. 본국 가족에게 상황을 전하고 장례 절차를 준비했을 정도였다. 지난해 9월 그는 원인 모를 심한 복통으로 다급히 응급실을 찾았다. 더욱 안정적인 일을 하기 위해 구직활동을 하던 중이었다. 처음 찾은 응급실에서 처치 불가 판정을 받고 창원 한마음병원에서 3개월간 집중 치료를 받았다.

의료진의 정성과 도움 속에 힘겨운 사투를 벌였던 핀토씨는 극적으로 회복해 대구에 있는 말씀의 선교수도회에서 파견된 한 사제와 생활하며 통원 치료를 받고 있다.

핀토씨는 본국에 있는 식구 8명을 부양하기 위해 2010년 어업 비자를 받고 한국에 왔다. 굴 양식장에서 월평균 120만 원 정도를 받고 일했지만, 양식장 특성상 하반기만 근무할 수 있어 다른 날에는 일용직을 전전할 수밖에 없었다. 월세·생활비 50만 원을 제외한 월급 전부를 가족에게 보내는 고된 생활에도 부모와 동생들을 떠올리며 견뎌냈다. 아버지는 마을 이장, 동생은 성당 관리직을 맡을 정도로 신실해 하느님 안에 날마다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돈독한 가정이다.

창원이주민센터는 근로활동을 하지 않아 미등록 외국인 신분이던 핀토씨를 위해 병원과 협의해 병원비를 외국인 수가에서 건강보험수가로 조정했다. 이때 발생한 입원 치료비만 4198만 원에 이르렀다. 재산 50만 원이 전부였던 그에겐 천문학적인 금액이었다.

통원 치료를 받으며 안정을 되찾고 있지만, 갚아야 할 병원비만 2797만 원이다. 통영 동티모르 민족공동체가 모금해 준 성금과 창원이주민센터 지원금 1400만 원을 받아 그나마 감해진 금액이다. 언제 다시 일하게 될지 모르는 막막한 상황이지만, 핀토씨는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기억을 바탕으로 더 열심히 살아가고자 마음을 다잡고 있다.

“기적적으로 살아났을 때, 하느님을 생각하며 더욱 잘 살아보겠다고 다짐했어요. 다시 일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해 교회로부터 받은 사랑을 다른 어려운 이웃에게 되돌려주는 것이 저의 새로운 꿈입니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

 


후견인 : 윤종두 신부 / 마산교구 이주사목위원회 창원이주민센터장

“핀토씨가 응급실에서 전원할 때부터 생사의 갈림길에 있을 때 함께했습니다. 하느님 은총으로 꺼져가던 생명이 소생한 것은 감사한 일이지만, 그간 발생한 의료비는 생명의 가치만큼 무겁습니다. 핀토씨가 새로 얻은 삶이 경제적 부담으로 더 이상 짓눌리지 않길 바랍니다.”


성금계좌 (예금주 : 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핀토씨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9일부터 15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5)에게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