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적 뇌병변 장애를 지닌 김현철씨는 다시 혼자 걸을 수 있다는 희망을 놓지 않고 재활에 매진하고 있다. 광명종합장애인복지관 제공
택시 운전하다 근육기능 급격 저하
어머니 돌아가시고 가족과 연락 끊겨
성한 이 한 개뿐… 영양 섭취 힘들어
“너무 소박한 꿈일까요. 혼자 힘으로 여행 한 번 다시 해보고 싶습니다.”
선천성 뇌병변 장애를 지닌 김현철(54)씨의 소망이다. 불편한 몸으로 태어났지만, 타고난 쾌활한 성격은 그를 어린 시절부터 문밖으로 이끌었다. 자전거 타기를 좋아해 꿈이 사이클 선수였을 정도다. 김씨는 “중학교가 멀어 항상 자전거를 타고 등교했는데 그 순간만큼은 몸이 불편한 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자유로웠다”고 했다. 이어 “선천적인 신체장애가 있으면 집에만 있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그럴수록 근력 운동을 많이 했다”며 “그 덕에 몸이 그나마 천천히 굳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졸업 후에는 택시 운전을 했다. 그에게 택시 운전은 직업을 떠나 많은 사람과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기쁜 일이었다. 그러다 2022년 겨울, 급격한 근육기능 저하로 거동이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사고가 날까 걱정돼 택시 운전도 그만뒀다. 그 시기 어머니까지 돌아가셨다. 이후 이복동생과 양아버지도 연락이 끊겼고, 김씨 곁엔 아무도 없다.
아무리 힘들어도 웃음을 잃지 않았던 김씨는 외부와 접촉을 전면 차단했다. 1년간 칩거하며 누구도 만나지 않았다. 광명장애인종합복지관과 행정복지센터가 가정 방문을 할 때에도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그렇게 신체적 불편함과 정서적 결핍을 동시에 겪으며 건강은 급격히 악화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반지하 집 현관 계단에서 발을 헛디뎌 팔 근육이 찢어져 왼쪽 상체 사용이 어려워진 상태다. 목 디스크와 허리협착증도 더 심해져 갔다.
몸과 마음의 어려움 속에 홀로 살고 있는 김씨는 “이러다 몸이 완전히 굳어버려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 할까 덜컥 겁이 났다”며 다시 마음을 열고 사람들을 받아들였다.
이후 복지관 측에서 활동지원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그의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가장 큰 문제는 치아 상태. 아랫니는 전혀 없고, 윗니는 한 개 빼고 모두 썩어 식사마저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균형 잡힌 영양소를 섭취하지 못하니 몸은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 견적을 내보니 임플란트 및 틀니 치료에만 2000만 원이 나왔다. 정부지원금만으로 사는 김씨가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이 아니다. 망가질 대로 망가진 몸이지만 김씨는 이전의 낙천적인 성격을 되찾아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신체는 굳어도 마음은 굳지 않습니다. 할 수 있는 노력은 해봐야죠. 자전거와 택시로 바람을 맞으며 전국을 누볐던 그 느낌을 다시 받고 싶어요. 혼자 한 걸음씩 걸을 수 있는 날을 머릿속에 그려봅니다.”
박민규 기자 mk@cpbc.co.kr
후견인 : 김수은(성삼의 베로니카) 수녀 / 광명장애인종합복지관 관장
“김현철씨는 선천적 뇌병변 중증 장애가 있지만 꾸준히 직업활동을 하며 살아왔습니다. 갑작스럽게 악화된 몸 상태로 대인기피까지 생겼으나 극복하고자 노력 중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관심과 도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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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철씨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6일부터 12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503)에게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