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으로 함께 걷는 사순시기

(가톨릭신문)

주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고 이어지는 부활의 영광을 희망하는 사순시기다. 매년 그리스도인들은 아기 예수 탄생을 기다리는 대림시기와 함께, 이 뜻깊은 사순시기에 하느님 나라가 세상에 임하시기를 염원하고 희망하며 지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순 담화에서 모두가 “희망 안에서 함께 길을 걸어가자”고 권고했다. 우리는 아버지의 집을 향해 길을 걸어가는 순례자다. 그 길은 홀로 가는 외로운 여정이 아니라 다른 이들과 함께 가는 시노드 교회 공동체의 길이다.


무엇보다 그 길은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선사하리라는 약속의 길이기에 희망 안에서 걷는 길이기도 하다. 고령과 건강으로 고통 받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올해 사순 시기를 맞아 우리가 모두 형제자매로서 희망을 잃지 말고 이웃을 사랑하며 함께 나아가기를 원하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국가와 사회적으로 지극한 고통과 번민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법과 질서와 국민의 뜻으로써만 유지되는 우리 사회와 국가가 심각한 고통과 좌절의 순간들을 경험했다. 봉사의 직분을 받아 나라를 올바르게 이끌어야 할 지도자들이 자신과 당파의 이익에 매몰되기 일쑤고 사람들은 둘로 나뉘어 혼란과 분열을 겪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지혜로운 우리 국민들은 반드시 이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고 다시금 자긍심과 형제애로 지난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사회를 향해 나아갈 것을 믿는다. 특별히 이 사순 시기는 그간의 고통을 교훈 삼아 각자 참회와 보속을 통해 새로운 부활의 영광을 향해 함께 걸어가는 시간이 될 것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