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직 현장에서] 열린 마음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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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 목사님들로부터 카톡이 온다. “신부님, 수녀님. OOO 환자 좀 방문해주세요. 기도가 필요합니다.”

연세대학교 의료원 산하 세브란스 병원은 개신교 재단이 운영하는 병원이다. 수원교구 관할인 용인 세브란스병원에는 천주교 원목실이 있다. 용인 세브란스병원에 원목실이 들어올 수 있었던 것은 세 분 목사님들의 요청과 전 병원사목위원회 위원장이셨던 김승만 마르코 신부님의 열정과 노고 덕분이다. 비록 사회사업팀 사무실 한편에 작은 책상만 있지만, 개신교 병원에 천주교 원목실이 들어왔다는 사실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원내 세 분의 목사님들과 함께 있으면 ‘갈라진 형제, 심지어 서로 다른 종교’라고 하는 벽이 허물어짐을 느낀다. 개신교 몇몇 목사님들이나 신도들은 천주교를 ‘마리아를 믿는 종교’라고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이 목사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마치 수도자처럼 느껴진다. 물론 말뿐만 아니라 행동도 그러하다.

세 분 목사님의 배려와 사랑 덕분에 원내 예배당에서 주일 미사를 봉헌할 수 있게 되었고, 성탄과 부활도 함께 준비하면서 환자·교직원들과 기쁨을 나눌 수 있게 되었다.

어느덧 1년에 가까운 시간을 목사님들과 함께 원내에서 지내고 있다. 지금도 1년 전과 마찬가지로 개신교회에 다니는 환자가 있으면 목사님들께 기도를 청하고 목사님들 또한 가톨릭 신자 환자가 있으면 기도를 요청한다. 그뿐만 아니라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함께 이벤트를 준비하고 미사나 예배에 참례하면서 서로 좋은 부분을 배워가고 있다.

세 분의 목사님을 보면서 그간 지내왔던 환경, 종교적 영향과 삶의 신념들을 힘차게 부숴버리고 낮은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그러면서 ‘열린 마음이란 바로 이런 게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지금 나의 마음은 어떤가? 예수님과 함께 부활한 나는 지금 어떤 마음이 자리하고 있는가. 아직도 닫혀 있는가, 아니면 열려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