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이들을 그렇게 사랑했던, 그래서 우리가 모두 참으로 존경하고 사랑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이 생전의 소박한 모습 그대로 영원한 안식에 들었다.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평생 오직 주님과 가난한 이들을 위해 헌신한 그를 슬픔으로 보냈다. 그리고 우리는 그가 생전에 보여준 삶의 모범과 고귀한 뜻을 이어가야 하는 숙제를 받았다.
이제 곧 추기경단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뒤를 이어 전 세계 가톨릭교회를 이끌 새 교황을 선출한다. 새 교황의 선출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선거를 통해 다수결로 지도자를 뽑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사람의 손으로 뽑지만 성령의 이끄심과 하느님의 섭리가 이 모든 과정에 함께한다.
그래서 우리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떠나보낸 슬픔을 갈무리하면서 이제 보편교회와 인류 전체를 위한 기도를 해야 한다. 선종하신 교황을 기리고 그가 영원한 안식을 누리도록 기도와 희생을 바치는 동시에 가톨릭교회를 이끌어갈 착한 목자를 주님께서 보내주시기를 기도해야 한다. 그럼으로써 프란치스코 교황이 시작한 수많은 주님의 사업을 후임 교황이 다시금 훌륭하게 이어갈 수 있도록 기도의 연대로 지지해야 한다.
이러한 기도를 통해, 교회를 넘어 모든 인류와 세상을 위한 희망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 노력해야 할 것이다. 특별히 우리나라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책임 있는 이에게 그 무게대로 책임을 묻는 일과 새 지도자를 뽑는 일은 모두 중요하다. 기도의 힘을 믿고 교회와 세상, 나라와 국민을 위한 열렬한 기도를 바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