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직 현장에서] 서울대교구 병원사목위원회 후원회

(가톨릭평화신문)


2024년 1월 1일 서울대교구 병원사목위원회는 처음으로 후원회를 만들었습니다. 이유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환우들의 치료비 지원을 위해서였습니다. 병으로 인해 몸도 아픈 상황에서 치료비마저 구하기 힘들다면 그 얼마나 고통스럽겠습니까?

말이 후원회지, 처음에는 위원장인 저와 지도 수녀님·후원회장 이렇게 3명만 있었고 모금된 돈도 전혀 없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돈을 마련하나’ 걱정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한 자매님께서 도움이 되면 좋겠다며 500만 원을 들고 사무실을 찾아오셨습니다. 첫 번째 후원회원이 되신 그 자매님의 도움으로 큰 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얼마 후 처음으로 지원 신청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난감하게도 총 17명의 환우가 신청했는데 모은 돈은 1000만 원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신청자 모두에게 지급하자니 모은 돈이 너무 적어 일단 사정이 급한 10명에게 100만 원씩을 먼저 지원하고 나머지 7명은 돈이 다시 모이면 그때 도움을 드리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다시 돈이 모이는 데 몇 개월의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지원금을 받지 못하신 분들께 후원금을 전달하기 위해 알아보니, 아뿔싸 대부분 그 사이 퇴원하셨습니다. 연락이 어려울 수 있으니 그냥 새롭게 다시 신청을 받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신청에서 탈락한 후 힘없이 돌아서셨을 모습을 생각하니 차마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연락처를 수소문해 나머지 일곱 분에게도 후원금을 전달했습니다.

그 후 “잊지 않고 기억해줘서 감사하다”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 일은 우리 후원회에 아주 중요한 원칙이 됐습니다. 바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분들께 신청 탈락이라는 아픔을 드리지 않게 신청하신 분들은 도와드리고, 혹시 돈이 부족하면 마련될 때까지 기다려서라도 끝까지 전달해드리자’입니다. 작은 후원회에 늘 함께해주시는 모든 분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립니다. 후원 안내 : www.hospitalpastoralcommittee.co.kr, 02-727-2073


강진형 신부(서울대교구 병원사목위원회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