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5일 재의 수요일을 시작으로 2025년 사순 시기가 시작됐다. 전통적으로 교회는 이 시기에 그리스도의 수난과 고통, 죽음을 묵상하면서 부활을 기다리며, 특별히 금육·단식 등의 재를 지키고 희생과 보속, 자선 등을 실천하고 있다. 교구와 함께 사랑을 실천하면서 주님 부활을 고대한다면 사순 시기가 더욱 의미 깊어질 것이다.
49년째 이어오는 사순 시기 실천 운동
수원교구 사회복음화국(국장 유승우 요셉 신부)은 2025년 사순 시기를 맞아 ‘사랑으로 가진 바를 나누자’를 주제로 ‘사순 시기 실천운동’을 펼치고 있다.
사순 시기 실천운동은 ▲사랑의 단식재(4월 11일) ▲가난한 이들을 위한 공동 헌금의 날(4월 13일) ▲사순 저금통 등을 통해 나눔을 실천하는 운동이다.
사랑의 단식재는 해마다 사순 제5주간 금요일 단식을 실천하고 단식을 통해 절약한 재화를 이웃을 위해 나누는 활동이다. 사랑의 단식재는 49년째 이어오는 한국교회의 사순 시기 운동이다.
한국교회는 가난한 이들과의 나눔을 확산시키고자 1975년 주교회의 산하에 인성회(人成會, Human Development Committee, 현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를 설립했다. 인성회는 1977년부터는 해마다 전국적으로 사순 제5주간 금요일을 단식 권고일로 정해 나눔을 실천해왔다.
신자들은 사순 제5주간 금요일에 단식과 금육을 실천하고, 가난한 이들을 기억하면서 봉헌금을 마련, 그 주간의 주일인 주님 수난 성지 주일에 봉헌했다. 1990년에는 주교회의를 통해 한국교회의 주일파공과 금육재 관면 취소가 결정됨에 따라 단식 권고일을 ‘사랑의 단식재’라는 명칭으로 변경해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사순 저금통 역시 단식과 금육 등의 재를 준수하며 사순 시기를 의미 있게 보내고자 했던 신앙선조들의 노력에서 이어오는 전통이다.
한국교회 신앙선조들은 초기부터 사순 시기를 ‘봉재’(封齋)라 부르며 재를 철저히 지키는 시기로 여겨왔다. 박해 시기, 조선교회가 교황의 관면을 받으면서 재를 준수하는 규정은 완화됐다. 그러자 신자들은 사순 시기에 ‘애긍시사’(哀矜施舍)를 실천하기 시작했다. 가난한 이를 위해 자선을 실천하는 애긍시사로 재의 준수를 대신해 나갔던 것이다.
1923년 저술된 「회장직분」은 “조선의 교우들에게는 특별히 대·소재에 많은 관면이 있으니 그 대신 사순 시기에 매주 묵주 기도 5단을 바치거나 자선 행위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가르치고 있다.
생명 살리는 실천, ‘사순 저금통’
교구는 사순 저금통을 통해 모금한 기금을 교구 사회복음화국 생명위원회를 통해 생명지원사업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생명지원사업은 교구 내 출산, 양육, 치료비 지원이 필요한 가정을 지원하는 활동이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가정 중에서도 특별히 3자녀 이상인 다자녀·조손·한부모·미혼부모·입양·가장의 실직·다문화·소년소녀가장·장애인 가정 등을 위한 양육지원, 셋째 자녀를 임신한 임산부·세 자녀 이상의 임산부·미혼모 임산부를 위한 출산 지원, 희귀·난치성질환으로 고통 받는 환자가 있는 가정을 위한 치료비 지원 등이 이뤄진다.
사순 저금통 모금에 함께하고자 하는 이들은 각 본당을 통해 배부되는 사순 저금통을 가정에 가져가 모금을 진행한 후 본당 사무실에 제출하면 된다.
저금통 모금이 어려운 이를 위해 온라인 후원도 진행하고 있다. ARS전화(060-702-0200)를 통한 모금은 한 통화에 1만 원이 사순 저금통 모금으로 보내진다. 계좌이체를 원하는 이들은 생명위원회 계좌(신협 131-018-742128)로 송금하면 된다. 또 QR코드를 통한 간편 후원은 신용카드, 휴대폰 결제 등을 통한 후원이 가능하고, 기부금 영수증 발급도 된다.
생태를 위한 사순 시기 실천
사순 시기 희생과 나눔의 실천은 생태를 위한 지향을 두고 할 수도 있다. 교구 생태환경위원회는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의 일환으로 ‘교구 탄소중립 생활실천 봉헌’을 진행하고 있다.
교구 탄소중립 생활실천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찬미받으소서」의 메시지처럼 ‘우리 모두가 하나로 연결돼 있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일상생활 속에서 작은 희생, 작은 실천을 통해 가난한 이들과 모든 피조물에게 사랑을 전하는 활동이다.
교구 생태환경위원회는 이를 위한 구체적인 활동을 ▲쓰레기 줄이기 ▲소비 ▲식품 ▲전기·전자 제품 ▲교통 ▲생활 ▲기후 신앙 생활 등 7가지 분야에 걸쳐 40여 가지의 활동을 제안하고 있다.
동참을 원하는 이들은 교구 생태환경위원회 홈페이지(ecosuwon.casuwon.or.kr)의 ‘찬미받으로서-생활실천봉헌-봉헌하기’ 메뉴에서 실천사항을 확인하고 실천한 내용에 체크한 후 ‘봉헌’ 버튼을 누르면 된다. 생활실천 봉헌 웹페이지에서는 현재까지 참여한 이들의 수와 봉헌한 실천의 개수, 어떤 분야의 실천이 많이 봉헌됐는가 등에 관한 간단한 통계도 살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