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주민을 위해 봉사를 하는 이유는 거창하지 않습니다. 성모님이 계셨다면 그곳에 함께하셨을 것 같았기 때문이죠.”
까리따스 이주민 초월센터(센터장 이정은 케빈 수녀·이하 이주민 초월센터)에서 봉사하고 있는 김미선(올리바·제2대리구 곤지암본당) 씨는 자신의 봉사는 대단한 일이 아니라고 손사래를 쳤다. 우연한 기회로 이주민 초월센터를 알게 된 김미선 씨는 수녀님 혼자 이주민들을 챙기는 게 안쓰러워 맺은 인연은 4년간 이어졌다.
“이전 이주민 초월센터가 있던 건물 주인이 제 친척이라 우연한 기회로 센터를 알게 됐어요. 작고 허름한 공간에서 수녀님 한 분이 수많은 이주민들을 챙기는게 힘들어 보여 청소를 도와드리며 시작한 인연이 여기까지 왔네요.”
법무부 지정 ‘이민자 사회통합프로그램’(Korea Immigration and Integration Program; KIIP) 운영기관인 이주민 초월센터는 외국인 주민과 다문화 가정 이주여성들이 한국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센터의 주요 활동은 한국어교육과 지게차 운전 기능사 필기 자격증 교육, 컴퓨터 교육 등이지만 요양원 공연 봉사, 쓰레기 줍기 등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활동도 함께하고 있다.
교육활동은 전문 강사의 몫이지만 그 외에 모든 활동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것이 김미선 씨의 역할이다.
“1년에 한 번 요양원 공연 봉사가 있고 어버이날에는 마을 어르신들을 모시고 잔치를 해요. 공연도 준비하고 음식도 마련하고, 행사를 어떻게 꾸려나가야 할지 전반적인 사항을 센터장 수녀님과 의논해 실행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어가 서툰 이주민들이 공연에서 맛깔나게 한국 트로트를 부를 수 있게 된 것도 김 씨의 지도 덕분이다.
“센터에서 교육만 받을 게 아니라 한국 사회 안에서 소통할 수 있는 이벤트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수녀님의 제안이 있었어요. 평소 본당 행사를 진행한 경험도 있고 노래하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이주민들이 한국인들을 위해 공연하는 데 필요한 것들을 돕겠다고 했어요. 그래서 센터에서 하는 공연에서 이주민들에게 노래와 춤을 가르쳐주며 제가 가진 소소한 탈렌트를 쓸 수 있게 됐습니다.”
행사 준비에 수업 보조 교사까지 하며 요즘 김미선 씨는 주말 대부분을 센터에서 보내고 있다. 무리한 일정이 힘들 법하지만 김 씨는 센터 일이 대단한 봉사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예수님과 성모님은 사람들이 사는 공동체 안에서 늘 함께하셨어요. 저는 그저 그분들의 삶을 따라 살고자 노력했고 그 공동체가 이주민 초월센터였던 것뿐입니다. 제가 가진 것을 나눌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 감사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