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 통계 2024 분석] 성장 회복 더딘 한국 교회, 신자도 사제도 늙고 있다

(가톨릭평화신문)
주교회의가 지난 4월 23일 발표한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4’는 한국 교회의 신자 증가율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현실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전국 16개 교구에서 집계한 신자 수는 599만 7654명이었다. 한국 천주교회 신자 600만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는 것. 그러나 신자 증가율은 2014년(2.2%) 이후 지속적으로 떨어져 2019년에는 0.8%,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에는 0.1%로 급락했다.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

 


 

 

 


2024년 신자 수는 전년 대비 0.5% 증가하며 2020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여전히 2019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성사와 영성체로 본 신앙 지표는 증가 추세를 보였으나, 첫영성체는 소폭 감소했다. 성직자 수는 소폭 증가했지만, 수도자와 해외 선교사는 소폭 감소했다. 공소는 6곳이 문을 닫았다. 한국 교회의 복음화 지표는 여전히 저출산·고령화 현상의 큰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음화율 11.4%, 신자 증가율은 코로나 이전 회복 못 해

2024년 말 기준으로 집계된 한국 천주교 신자 수는 599만 7654명으로, 같은 해 대한민국 총인구 대비 신자 비율은 11.4%였다. 전년도보다 0.1%p 증가한 수치다. 신자 수만 놓고 보면 전년 대비 0.5%(2만 6979명) 증가했다.

코로나19 이후 총인구 대비 신자 비율은 매년 조금씩 증가하고 있지만, 2019년 수준의 신자 증가율을 회복하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성별 신자 구성을 살펴보면, 24세 이하는 감소하고 있는 반면, 60세 이상은 증가하고 있다. 남성 신자는 43%, 여성 신자는 57%로, 2023년도와 동일한 비율을 유지했다.

연령별 신자 구성에서 주목할 점은 가장 큰 감소율을 보인 연령대가 0~4세라는 것이다. 이 연령대 신자 수는 2만 5362명으로, 2014년의 6만 7454명에 비해 62.4%나 감소했고, 2019년의 4만 9949명과 비교해도 49.2% 줄어들었다. 반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인 연령대는 65~69세로, 2019년 37만 1792명에서 2024년 55만 1426명으로 48.3% 증가했다.

또 교구별 구성비는 2023년도와 동일했으며, 여전히 수도권(서울·인천·수원·의정부) 교구 신자 비율이 전체의 절반을 넘는 55.9%(334만 9986명)를 차지했다. 교구별 신자 수는 서울(152만 7701명)·수원(96만 2147명)·인천(52만 9570명)·대구(51만 5814명)·부산(46만 947명) 순으로, 교구 간 비율 변화는 거의 없었다.

전국 본당 수는 1789곳으로 전년도와 동일했다. 10년 전인 2014년과 비교하면 107곳이 증가한 수치다. 공소는 총 702개로 2023년보다 6곳이 줄었다. 교구별로는 대전교구 2곳, 청주교구 1곳이 증가한 반면, 마산교구 3곳, 수원·군종 교구 각 2곳, 의정부·부산 교구 각 1곳씩 감소하면서 전체적으로 6개 공소가 줄었다. 2014년 대비 본당 수 증가율은 제주교구가 14.8%, 의정부교구가 14.5%로 가장 높았으며, 서울대교구는 1.7%로 가장 낮았다.


 

 

 

 


교구 사제 40~50대 52.5% 차지, 사제 고령화 심화

성직자 수는 총 5751명(추기경 2명·주교 40명·신부 5709명)으로 전년 대비 30명 증가했다. 2024년에 사제품을 받은 교구 신부는 72명으로 2023년보다 3명 줄었다. 교구 신부 가운데 40~50대가 52.5%를 차지한다. 65세 이상 신부 비율은 18.7%로, 전년도 대비 1.2%p 상승했으며, 2014년(10.9%)과 비교하면 7.8%p 상승했다. 원로사목자는 전체의 12.2%로, 전년보다 0.8%p 높아졌다. 사제 고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사제품을 받은 새 사제 수는 해마다 증감을 반복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19년까지는 매년 100명 이상을 유지했으나, 2020년부터 100명 이하로 떨어져 2024년은 2014년보다 32.7% 감소했다. 새 사제가 한 명도 배출되지 않은 교구도 발생하고 있다.

사제 고령화 현상도 짚어볼 대목이다. 원로사목자는 지난 10년간 꾸준히 증가해 2021년에는 전체 교구 사제의 10%를 넘었고, 2024년에는 12.2%로 2014년보다 5.1%p 상승했다.

수도회는 총 173개로, 총 1만 1357명의 남녀 수도자가 수도생활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116명(남자 수도자 1명, 여자 수도자 115명)이 줄었다. 남자는 47개 수도회에 1567명, 여자는 126개 수도회에 9790명이 소속돼 있다. 10년간 수도자 수 추이를 보면, 2014년에는 1만 1734명, 2019년에는 1만 1753명으로 소폭 증가했고,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2020년(1만 1778명)과 2021년(1만 1790명)에는 다소 늘었으나, 2022년부터는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사도직 활동 분포를 보면, 남자 수도자들은 사회복지기관과 교회 기관에서 사도직 활동을 가장 많이 하고 있으며, 여성 수도자들은 전교 활동과 사회복지기관에서 가장 많은 사도직 활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세자 수 13.7% 증가, 미사 참여율 15.1%

2024년 영세자는 5만 8348명으로 전년 대비 13.7% 증가했다. 유형별로는 어른 세례가 71.7%, 유아 세례 21.5%, 죽을 위험 중의 세례 6.8%로 나타났다. 어른 세례는 전년 대비 21.3% 증가한 반면, 유아 세례는 2.2% 감소했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당시 영세자 수의 72% 수준까지 회복한 것으로, 그나마 희망적인 대목이다.

그러나 한국 천주교회의 영세자 수는 장기적으로 감소 추세다. 2017년 영세자 수가 10만 명 아래로 떨어졌으며,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에는 전년보다 62.6% 급감한 3만 285명에 그쳤다. 이후 2021년부터 해마다 영세자 수가 증가하며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주일 미사 평균 참여자 수 비율은 전체 신자의 15.1%(90만 2953명)로, 전년 대비 1.6%p 상승했다. 주교회의는 이번 통계부터 본당 외의 장소에서 주일 미사에 참여한 이들도 ‘주일 미사 참여자 수’에 포함했다고 밝혔다. 이는 주교회의 2023년 추계 정기총회에 따른 것으로, 성지와 사회복지시설 및 수도원 등 본당 외의 장소에서 미사에 참여하는 신자들이 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조치다.

본당 외의 장소 중에서는 사회복지시설(1만 9306명)에서 주일 미사에 참여하는 사례가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수도원(7292명), 성지(5284명), 병원 원목실(1782명) 순으로 나타났다.

교구별 집계에 따르면, 대전교구의 주일 미사 참여율이 21.4%로 가장 높았고, 뒤이어 춘천(19.8%)·청주(17.2%)·안동(16.9%)·인천(16.1%) 교구 순이었다.


성사 활동은 전년 대비 모두 증가, 첫영성체 제외

코로나19로 인해 큰 폭으로 감소했던 성사 건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견진·병자·고해성사와 영성체 인원 수는 전년 대비 각각 5%(견진), 8.3%(병자), 9.5%(고해), 12.2%(영성체) 증가했다. 견진성사 건수는 2019년의 72%, 병자성사는 98.2%, 첫영성체는 80.2%, 영성체는 81.9%, 고해성사는 80.1% 수준으로 나타났다.

혼인 건수는 총 1만 760건(성사혼 3999건, 관면혼 6761건)으로 전년 대비 3.8% 증가했다. 같은 해 한국 사회의 총 혼인 건수는 22만 2412건으로 14.8% 증가했다. 2010년 이후 교회 내 혼인 건수는 감소세를 보여왔으며,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에는 혼인성사가 2019년보다 43% 감소했다. 그러나 2021년부터는 매년 소폭 증가하고 있으며, 2024년 혼인성사는 2019년의 77.5% 수준까지 회복했다. 다만 총 혼인 건수의 증가율(14.8%)에 비해 혼인성사 건수의 증가율(3.8%)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0세 전후에 받는 첫영성체는 교구별 편차가 두드러졌다. 전체적으로는 2023년과 비교해 0.7% 감소했다. 이는 첫영성체 대상 연령대인 10~14세 주민등록 인구가 2023년 233만 969명에서 2024년 232만 4303명으로 0.3%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주일학교 운영 본당 83.6%, 고등부 코로나 영향 덜 받아

전국 1789개 본당 중 주일학교를 운영하는 본당은 1495개로, 전체의 83.6%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대비 0.9%p 하락한 수치다. 2019년까지는 주일학교를 운영하는 본당이 매년 87% 이상을 유지했지만, 코로나19 발생 이후 운영되지 않는 주일학교가 늘어나 83.8%까지 낮아졌다.

2024년 주일학교 대상자 중 초등부에 등록한 학생 비율은 전년 대비 3.9%p 상승한 53.8%로 나타났다. 초등부 등록 비율은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46.8%(전년 대비 -11.7%p)로 급락한 뒤, 2021년에는 41.5%(전년 대비 05.3%p)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2022년부터는 다시 상승세로 전환됐다. 그럼에도 코로나 발생 이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중등부에 등록한 학생 비율은 전년 대비 1.6%p 상승한 29.2%로 집계됐다.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에는 26.7%(전년 대비 -6.2%p)로 떨어졌고, 2021년에는 24.4%(전년 대비 -2.3%p)까지 하락했다. 이후 2022년에는 28.6%p(전년 대비 4.2%p)로 상승했으며, 2023년에는 다시 하락했다가 2024년에는 소폭 상승했다.

반면 고등부 등록 비율은 전년 대비 0.3%p 하락한 14.6%였다. 고등부 주일학교 등록 비율은 2020년을 제외하면 대체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왔다. 초등부와 중등부는 코로나19의 영향을 크게 받았지만, 고등부는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신앙교육 이수자는 전년 대비 모두 증가했다. 성서 사도직이 33.4%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으며, 피정(16%), 성령쇄신 운동(11.7%)이 10% 이상의 증가율을 보였다.



사회복지사업, ‘여성·노숙인’ 분야 증가, ‘아동·청소년·장애인’ 감소

한국 교회의 사회복지 사업 중 여성, 노숙인, 의료 상담 분야는 증가한 반면 아동·청소년, 노인, 장애인 복지 사업은 전년 대비 감소했다. 아동·청소년 복지 사업은 전년 대비 17개 줄어든 250개로,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외에도 노인 복지 사업은 9개, 장애인 복지 사업은 4개가 줄었다.

한국 교회의 해외 선교사는 소폭 감소했다. 선교사가 파견된 국가는 64개국으로 전년보다 3개국 줄었으며, 전체 선교사 수는 989명으로 4명 감소했다. 이 중 사제는 254명, 수사는 40명, 수녀는 689명이었고, 평신도 선교사는 6명으로 집계됐다. 선교사가 가장 많이 파견된 국가는 베트남(129명)이며, 필리핀(74명)·잠비아(57명)·일본(52명)·인도네시아(51명)·중국(47명)·페루(44명)·볼리비아(38명)·미얀마(36명) 등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해외 선교사는 10년 전인 2014년에 비하면 17%(38명)가 증가한 것으로 특히 교구 사제가 26.7%(24명) 증가한 것이 눈에 띈다. 반면 교포 사목을 위해 파견된 신부는 258명으로 이 중 교구 소속 사제는 156명이다. 수사는 9명, 수녀는 151명이다.



사목적 시사점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담당 옥현진 대주교, 소장 이철수 신부)가 작성한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4」에 나타난 사목적 시사점’에 따르면, 한국 교회에 요청되는 사목으로 △저출생 고령화, 1인 가구의 증가 △해외 선교와 교구 간 친교의 촉진 △입문 성사와 신앙 교육 : 시노달리타스 양성을 꼽았다.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는 “저출생 고령화와 가족 규모의 축소 현상은 전통적인 가족의 기능이 어려워지면서 지역 사회와 교회가 그 역할을 대체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며 관계성 회복과 증진을 중심으로 한 사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연구소는 또 “한국 교회는 오랜 시간 교포 사목 위주로 해외에 사제와 수도자를 파견해 왔으나 이제는 해외 선교와 교포 사목이 비슷한 정도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 선교를 위한 한국 교회의 노력은 단순히 선교지 교회에만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은총의 교환은 해외 선교를 통한 해외 교회들과의 관계에서만이 아니라 국내 교구들 사이에서도 이뤄질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연구소는 현재 교회의 성사 활동이 전반적으로 회복 국면에 있지만, 예비신자 교리교육에서 시작하는 그리스도인 입문 과정의 중요성을 새롭게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